정부 비축 물량 풀자…배추·무 가격 꺾였다

입력 2025-07-23 17:15
수정 2025-07-24 01:28
7월 내내 고공행진하던 배추와 무 가격이 최근 들어 전주 대비 소폭 하락했다. 정부가 방출 물량을 늘린 동시에 농가가 ‘봄작형’ 농산물을 대거 시장에 내놓은 결과로 분석된다.


23일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가격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전날 배추 도매가는 ㎏당 703원으로 전주 평균 대비 32.4% 하락했다. 무는 개당 370원으로 1주일 전보다 42.3% 떨어졌다.

일반적으로 7월엔 배추와 무 가격이 순기(10일)별로 빠르게 상승한다. 농가가 봄작형 출하를 끝내고 ‘여름작형’ 재배에 들어가서다. 봄배추와 여름 배추는 단가와 출하량에서 차이가 크다. 그러나 가격이 지나치게 빨리 올라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커지자 정부가 비축 물량을 대거 방출해 가격이 일시적으로 잡힌 것으로 분석된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최근 채소류 가격이 급등해 장바구니 부담이 커진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시장에 내놓는 정부 비축 물량을 더 늘렸다”고 했다. 배추·무 농가도 폭염과 호우 등으로 작황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본격적으로 여름작형을 재배하기에 앞서 남아 있던 봄작형 물량을 정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집중호우로 인한 수급 차질 가능성에 대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관계자는 “폭우 피해는 경남과 충청 지역에 집중됐고, 고랭지채소가 나오는 강원 쪽은 별 영향이 없다”며 “강원 쪽에선 오히려 해갈됐다는 반응도 많다”고 전했다. 정부 비축 물량에도 한계가 있는 만큼 다음달부터는 배추·무 가격이 다시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채소류 가격은 전반적으로 오름세다. 깻잎 도매가는 전날 기준 ㎏당 7533원으로, 전월 대비 92.2% 뛰었고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하면 49.5% 올랐다. 상추는 ㎏당 3475원을 기록해 한 달 전보다 39.6% 상승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