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로 깻잎 싸먹을 판'…마트 갔다가 깜짝 놀랐다

입력 2025-07-23 11:00
수정 2025-07-23 11:10


이달 초만 하더라도 잠잠하던 채소류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배추는 포기당 5000원대로 올라섰고, 무 가격도 개당 2500원을 넘겼다. 계절 변화에 따라 출하되는 채소류도 ‘봄작형’에서 ‘여름 작형’으로 바뀌면서 단가와 출하량이 변동한 결과로 분석된다.

2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 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전날 배추(상품) 소매가격은 포기당 5278원으로, 한 달 전(3621원)보다 45.8% 상승했다. 지난 4일만 하더라도 3381원이었는데, 보름 남짓만에 2000원 가까이 올랐다. 작년(5310원)보다는 낮은 가격이지만, 지난해 배추값이 유독 높았던 점을 고려하면 소비자들의 체감은 다르다는 지적이다.

무(상품)는 개당 2553원으로, 1개월 전(2585원)보다 24.5% 올랐다. 지난 4일 1997원을 기록하며 ‘1000원대’까지 떨어졌던 뭇값도 배추와 마찬가지로 이달 하순으로 접어들면서 1500원가량 올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관계자는 “최근 가격 상승은 ‘작형’ 교체 영향이 크다”며 “7월 상순까지 봄작형 출하가 끝나고 점차 여름 작형이 나오면서 단가와 출하량에 변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7월엔 초순에서 하순으로 갈수록 배추·무 가격이 급등한다. KAMIS에 따르면 지난해에도 배추 가격은 7월 초순 포기당 4236원에서 중순 4828원, 하순 5408원으로 올랐다. 2023년 7월엔 4055원에서 4280원, 4452원으로 움직였지만, 8월 초순으로 접어들자 곧바로 5146원을 기록하며 5000원대로 올라섰다. 3년 전인 2022년 7월엔 초순 4452원에서 중순 5289원, 하순 7048원으로 상승했다. 무도 이와 비슷한 흐름이다.

최근 집중호우로 인한 수급 차질 가능성에 대해 KREI 관계자는 “폭우 피해는 경남과 충청 지역에 집중됐고, 고랭지채소가 나오는 강원 쪽은 별 영향이 없다”며 “강원 쪽에선 오히려 해갈됐다는 반응도 많다”고 전했다.

채소류 가격이 빠르게 상승세를 보이면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KAMIS에 따르면 시금치 소매가격은 100g당 2189원으로 1개월 전(898원)보다 두 배 넘게 뛰었고, 전년(1740원)과 평년(1687원) 대비로는 각각 25.8%와 29.8씩 상승했다. 깻잎은 100g당 2707원으로 전월(2434원) 대비 11.2% 올랐다. 전년(2571원) 대비 5.3%, 평년(2254원)과 비교하면 20.1% 뛴 값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삼겹살 100g당 전국 평균 소매가격은 2662원인데, 같은 무게의 삼겹살보다 깻잎이 비싼 셈이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