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산사태 현장서 할머니 구한 20대 손자…"700m 업고 뛰었다"

입력 2025-07-21 18:41
수정 2025-07-21 18:42

경남 산청에서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가 발생한 지난 19일 토사에 밀려 나온 할머니를 손자가 업고 700m를 뛰어 구한 사실이 전해졌다.

21일 산청군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전 쏟아지는 폭우에 산청읍 병정마을에 산사태가 발생했고, 당시 집 2층에 있던 현대환씨(28)는 주변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집 밖으로 내려왔다.

그때 굉음과 함께 흙, 자갈 등이 떠밀려오는 장면을 목격했고, 집을 덮친 토사에 하반신이 빠졌다. 토사에서 빠져나와 정신을 차려보니 1층에 있던 90대 할머니가 집 아래 차고 근처 바위 위로 밀려 나와 있었다.

현씨는 곧바로 119에 신고했지만, 길이 끊겨 시간이 걸린다는 답변을 듣고 인근 마을회관 평상까지 할머니를 부축한 뒤 주변을 살폈다.

119구급차 한 대가 약 700m 떨어진 마을 입구에 정차돼 있는 것을 발견한 현씨는 할머니를 업고 곧장 마을 입구까지 달렸다.

산사태 과정에서 찰과상 등을 입어 다친 할머니는 손자 현씨의 빠른 대처 덕분에 무사히 진주 병원에 도착해 치료받았다.

산청군은 현씨 사례처럼 재해 속에서 인명을 구한 사례를 파악 중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