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특별자치시의 폭우 대응이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온 것을 두고 여야가 설전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급류에 실종된 시민을 당국이 무려 23시간 동안 인지하지 못한 것과 관련해 "'세월호 7시간'에 난리 치던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왜 세종시 실종 23시간 사건에는 함구하는 것이냐"고 했고,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재난을 정쟁에 이용해선 안 된다"고 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에서 "대통령실이 철저한 대응을 주문했음에도 세종시는 급류 실종 시민을 23시간 동안 경찰, 소방 당국, 지자체 지휘부가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심각한 공직기강 해이나 잘못이 발견된다면 엄하게 책임을 묻고 철저한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경찰이 소방본부 상황을 전파했음에도 세종시 재난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사고 자체를 한참 늦게 인지했고, 제대로 보고도 안 했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을 향해 "재난은 정쟁 대상이 아니고, 여·야·정이 함께 재난극복에 총력 다해야 한다"며 "공직자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국민의 생명 안전을 지키는 일임을 행동으로 증명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지호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기록적 폭우로 국민께서 고통을 겪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폭우 피해를 정쟁의 불쏘시개를 삼으려 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제헌절을 맞아 국회의장을 초청한 것을 두고 '감자전 만찬'이라며 비난한 것도 모자라, 세종시 폭우 피해에 대해 대통령이 23시간 침묵했다는 억지 주장을 펼쳤다. 비난의 유치함을 떠나 공직자들에 대한 모욕이다. 아니면 이 대통령에게 악마 프레임을 또다시 씌우려는 것이냐"고 했다.
김 대변인은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23시간 침묵'은 대통령이 아닌 지자체와 공공기관 간 보고 체계 미비에서 비롯된 것이다. 국민의힘은 '감자전 만찬'처럼 국정을 희화화하거나 '23시간 침묵'처럼 허위 주장으로 국민을 호도하려는 시도를 당장 멈추라"며 "국민 생명과 안전을 외면하는 무책임도 모자라 국민의 피해를 정쟁에 삼으려는 파렴치한 행태는 용서받을 수 없다.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와 함께 특별재난지역 신속 선포, 취약계층 지원 강화, 기후 위기 대응체계 개선을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구민의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이라던 대통령의 언행 불일치와 정부의 안일한 대처는 국민 신뢰를 배신하는 것으로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최근 이 대통령은 수해 대비 현장 점검 회의에서 '공직자의 가장 중요한 의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 '무관심으로 인한 재난은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했지만, 세종시에서 급류 실종 시민을 무려 23시간 동안 경찰과 소방 당국, 지자체 재난지휘부가 몰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세월호 7시간'에 난리 치던 이 대통령과 민주당은 왜 세종시 실종 23시간 사건에는 함구하는 것이냐"며 "2년 전 기록적인 폭우로 수많은 인명 피해와 재산 손실이 발생했지만, 당시 억지 탄핵으로 행안부 장관은 공백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이재명 대표는 '무정부 상태·무정부 시대'라며 정부의 수해 대응을 비난하지 않았나. 이 대통령은 국가 재난·안전관리 컨트롤타워로서 제대로 된 대응과 대처 능력을 보여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세종시에서는 지난 17일 새벽 40대 남성이 어진동 다정교 하천에서 물에 휩쓸려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이 남성이 실제 실종된 지 23시간 지난 18일 오전 1시 41분이 돼서야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갔다는 사실을 처음 인지한 것으로 나타나 '부실 대응' 비판이 일었다. 세종시는 이날 오후 2시 19분께 세종동 금강교 남쪽 방향 수풀에서 시신 1구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에 경찰과 소방 당국은 신원을 파악하고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