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폭탄 설치·아들 찾아가 총격 '미스터리'…프로파일러 투입

입력 2025-07-21 15:09
수정 2025-07-21 15:11


아들에게 총격을 가해 숨지게 한 60대 남성 A 씨가 자기 집 곳곳에 폭발물을 설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살인과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긴급 체포된 A씨(63)의 서울 도봉구 쌍문동 집에서 폭발물 15개가 나왔다. 폭발물은 시너가 담긴 페트병, 세제 통, 우유 통 등에 점화 장치가 연결된 형태였다. 해당 폭발물은 이날 정오에 폭발하도록 타이머 설정돼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이 집에 도착했을 땐 타이머가 연결돼 있었던 상황이라, 폭발물이 제때 해체되지 않았다면 이웃 주민들이 큰 화를 입을 수도 있었다.

21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0시 20분쯤 A 씨를 서울에서 살인 혐의로 긴급 체포했고 조사 과정에서 서울 도봉구 쌍문동 소재 자택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아파트 주민 69명과 상가 인근에 머물고 있던 47명 등 총 106명을 대피시키고 오전 4시 24분쯤 폭발물을 안전하게 제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제 폭발물을 집에 설치했다는 A씨의 진술을 확보한 뒤 현장에 출동해 시너와 타이머 등을 모두 제거했다"며 "제거하지 않았다면 실제로 폭발할 위험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 폭발물은 시너와 타이머로 연결돼 있었는데 일정한 규격이 아니라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통에 담겨있었다고 한다.

특히, 이 통들은 안방과 거실 등 A씨 집안 곳곳에 설치돼 있었다고 전해진다.

경찰은 A 씨 진술대로 이날 정오에 폭발하도록 타이머가 설정돼 있었는지 수사할 계획이다.

앞서 A 씨는 지난 20일 오후 9시 31분쯤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트 단지 주택에서 아들 B씨를 총격해 살해했다. 신고자는 B씨의 아내였으며 "시아버지가 남편에게 총을 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 씨가 어떤 이유로 자신의 생일잔치를 열어준 아들네 집을 찾았다가 살해했는지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A 씨는 잠시 편의점을 다녀오겠다고 집을 나선 뒤 자신의 차량에 있던 사제 총기를 가져와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가 총신, 손잡이 등 사제 총기는 직접 제작하고 탄환은 별도 구매한 것으로 판단, 구체적인 입수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경찰은 A씨의 차량 조수석과 트렁크에서 범행에 사용한 사제 총기 2정 외에 9개의 추가 총신을 발견했다. 집에서도 금속 재질의 파이프 5~6개가 나왔다.

A씨는 파이프 형태로 된 사제 총기를 이용해 쇠구슬 여러 개가 들어있는 산탄 2발을 연달아 B씨에게 발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산탄은 내부에 여러 개의 조그만 탄환이 들어있어 발사 시 한 번에 다수 탄환이 발사되는 총알이다.

쌍문동 인근 주민들은 A 씨가 가족과 교류하는 것을 자주 목격하지는 못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B씨에게 총격을 가한 뒤 도주해 서초동에서 검거됐다. 경찰이 A씨 진술을 듣고 쌍문동 집을 찾았을 때 사전에 폭탄 장치 타이머가 설정돼 있었던 정황이 드러나면서 계획범죄 가능성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범행에 사용한 탄환에 대해 "예전에 다른 개인으로부터 구매했다"는 취지로 진술했고, 범행 동기로는 '가정불화'를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의 범행 과정을 확인하는 조사에 프로파일러도 투입할 예정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