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한숨 돌리겠지만…장기적으론 더 큰 위협

입력 2025-07-20 18:23
수정 2025-07-21 01:01
중국 정부의 산업계 구조조정은 한국 기업에 기회이면서 동시에 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단기적으론 세계 시장에서 한국 기업과 경쟁하는 중국 기업이 줄어들겠지만, 구조조정을 거친 뒤 살아남은 중국 ‘공룡 업체’와 더 거센 경쟁을 할 위험이 공존해서다.

전기차 시장이 대표적이다. 현재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사실상 중국 회사들이 주름잡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상위 10개 제조사 중 중국 회사는 1위 비야디(BYD)를 비롯해 지리자동차(3위) 상하이자동차(4위) 창안자동차(6위) 체리자동차(9위) 리오토(10위) 등 6곳에 이른다. 이들 6개 회사의 글로벌 점유율은 23.5%인 BYD 등을 포함해 46.8%에 달한다.

중국 전기차 회사들은 중국 정부의 보조금과 14억 명이 넘는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급성장했다. 지난해 중국 전기차 판매량은 1162만 대로, 세계 전기차 판매량(1763만 대)의 3분의 2를 차지했다.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구조조정이 진행되면 당장은 현대자동차와 기아 등 국내 완성차 업체가 시장에 진출할 기회가 마련될 수 있다.

국내 태양광 기업들의 수익성도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한화솔루션 등은 국내 기업 생산 원가보다 싸게 파는 중국 업체에 밀려 고전했다. CATL 등 대기업뿐 아니라 글로벌 점유율 10위권 밖의 중견, 중소기업들과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 배터리 기업 역시 경쟁이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제는 중국 회사들이 구조조정을 마친 후다. 살아남은 소수의 중국 전기차 회사가 다시 내수시장과 중국 정부의 지원책을 등에 업고 유럽과 중남미, 동남아시아 등으로 공격적 확장에 나설 수 있다. 배터리업계에서도 론지, 징코솔라, JA솔라 등 중국 태양광 대기업과 CATL, BYD 등 중국 배터리 대기업들이 구조조정을 계기로 제품을 고부가가치화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양길성/성상훈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