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2030 남성들이 보수가 된 이유

입력 2025-07-18 17:22
수정 2025-07-18 23:49
‘전 세계적인 보수화, 2030 남성의 우경화는 왜 일어나는 것인가.’

단순한 정치 성향 분석을 넘어 ‘보수는 왜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뇌과학, 유전학, 심리학, 진화생물학을 아우르며 탐구한 책이 나왔다. 인간유전체학을 연구하는 최정균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가 쓴 <보수 본능>은 최신 학술 연구로 보수를 해부한 책이다. 왜 가난한 사람들이 기득권층을 지지하는지, 왜 보수주의자들이 종교나 음모론에 빠지는지, 왜 한국 보수는 친미·반공을 외치는지, 왜 보수 남성은 안티페미니스트를 자처하는지 등 질문을 던지고 과학을 끌어와 답한다.

사회 지배 지향성과 우익 권위주의 같은 심리 기제부터 편도체와 전대상피질의 기능, 특정 유전자의 역할까지 설명하며 정치 성향을 생물학적·심리적 토대로 설명한다. 특히 젠더, 세대, 계층 간 양극화를 개인의 성향이나 문화의 산물로 보지 않고, 인간이라는 종 전체의 본능과 환경 사이의 상호작용으로 이해하려는 접근이 흥미롭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 유럽 캐나다 등에서도 1980년대 이후로 젊은 세대 남성이 여성에 비해 보수 성향을 띠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한다. 이 책은 젊은 남성의 보수화 현상을 번식 유전자의 기능과 사회 지배 지향성 심리, 사회 환경 변화 간 관계를 통해 해석한다. 역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운 이런 추세에 대해 피상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생물학적 종으로서 사피엔스의 본성을 고찰한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