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 美 2공장 본격 가동 "年 3억개 생산…관세장벽 돌파"

입력 2025-07-17 17:17
수정 2025-07-18 01:13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 한국콜마가 16일(현지시간) 콜마USA 제2공장(사진)을 본격적으로 가동했다고 밝혔다. 제2공장 준공을 계기로 한국콜마는 ‘메이드 인 USA’ 화장품을 연간 3억 개 생산할 수 있는 인프라를 완성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장벽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를 해소할 ‘관세 무풍지대’를 구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美에서 K뷰티 돌풍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스콧 타운십에서 열린 준공식에서 “미국 제2공장은 새로운 비전과 협력의 출발점”이라며 “이곳을 거점 삼아 다양한 밸류체인(가치사슬) 파트너들과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고, 북미 최대 화장품 제조 허브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윤 부회장을 비롯해 브리짓 코시에로스키 펜실베이니아주 하원의원 등 주 정부 인사와 고객사 대표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한국콜마는 지금껏 한국에서 쌓은 화장품 제조 노하우를 미국에 그대로 옮겼다. 제조실, 충전실, 포장실 등 제2공장의 핵심 제조 인프라를 세종공장을 본떠 설계했다. 물류·작업자 동선 등 세세한 부분까지 세종공장과 동일하다. 생산 공정엔 최첨단 인공지능(AI) 모니터링과 공정 최적화 기술을 도입해 불량률을 줄이고 전체 공정 자동화율을 80%까지 끌어올렸다.

제2공장은 한국콜마가 구상한 북미 최대 화장품 제조 허브 청사진의 마지막 퍼즐이다. 연면적 1만7805㎡ 규모인 제2공장의 연간 생산능력(CAPA)은 1억2000만 개에 달한다. 기존 제1공장(1억8000만 개)과 합치면 미국에서 연간 3억 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여기에 캐나다 공장을 더하면 연간 생산 능력은 4억7000만 개까지 확대된다. 북미 화장품 ODM 기업 중 최대 규모다. 품목 측면에서도 색조 화장품뿐만 아니라 기초 스킨케어, 선케어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제2공장 수주 잔액 상당 부분 채워”최근 미국에서는 K뷰티 열풍이 거세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화장품 수출액은 55억달러(약 7조5000억원)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 중 미국 수출액은 10억2000만달러로, 중국(10억8000만달러) 다음으로 비중이 높다.

한국콜마는 막강한 생산 능력을 앞세워 뷰티 브랜드들이 미국에 진출할 때 직면하는 관세 리스크를 해소한다는 전략이다. 가성비를 무기로 북미 시장에서 성장해온 K뷰티에 관세 정책은 큰 리스크다. 가격 경쟁력이 약해지면 시장 확장에 제동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디 K뷰티 브랜드의 미국 현지 생산 니즈가 커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제2공장 가동에 힘입어 내년 한국콜마의 연결 매출이 3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한국콜마는 연결 기준 매출 2조4521억원, 영업이익 1939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신규 고객사들과 계약을 논의 중으로 이미 제2공장 수주 잔액이 상당 부분 찼다”며 “신규 수주 실적은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