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6000여 명의 북아일랜드 작은 도시 포트러시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북아일랜드의 자랑’ 로리 매킬로이(사진)가 그랜드슬래머로서 고향으로 돌아와 또 하나의 메이저 우승에 도전하면서다. 매킬로이는 머리를 삭발에 가깝게 자르고 열의를 다졌다.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디오픈이 17일 로열포트러시GC에서 막을 올렸다. 이번 대회는 역대 최고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나흘간 이어진 연습라운드에 몰린 인파만 8만9000명. 이 중 상당수가 매킬로이를 보려고 온 사람이었다.
셰필드할람대 스포츠산업연구센터(SIRC)는 올해 디오픈 개최로 포트러시 지역에는 6300만파운드(약 1173억원) 규모의 직접적인 경제 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TV 중계 등을 더하면 2억1000만파운드(약 3910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포트러시에서 약 100㎞ 떨어진 수도 벨파스트 인근 할리우드에서 태어난 매킬로이에게 이 골프장은 사실상 ‘안방’에 가깝다. 2019년 이곳에서 열린 디오픈에서 매킬로이는 다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고향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받으며 대회에 나섰지만 부담감이 컸는지 커트 탈락의 수모를 겪었다.
6년 만에 돌아온 고향, 매킬로이는 ‘전설’로 거듭났다. 지난 4월 마스터스토너먼트에서 우승하며 골프 역사상 여섯 번째 그랜드슬래머가 됐다. 이후 목표를 잃은 듯 부진하기도 했지만 지난주부터 새롭게 각오를 다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머리를 짧게 자르고 나선 직전 대회 제네시스스코틀랜드오픈에서 준우승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이번 대회에서 저스틴 토머스(미국),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와 같은 조로 경기를 시작하는 매킬로이는 자국 팬에게 최고 플레이를 선사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