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시장 떠난 서학개미, 어디로 갔나 봤더니

입력 2025-07-17 09:56
수정 2025-07-17 09:57
국내 거주자의 해외주식투자가 미국을 중심으로 줄면서 지난 5월 순회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 투자한 금액보다 매도하고 빠져나온 금액이 많았다는 얘기다. 기관(국민연금 제외)도 2월 중 정점을 찍은 후 둔화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17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최근 거주자의 미국주식투자 둔화 배경 및 시사점' 자료에 따르면 2분기 들어 개인의 해외 주식투자는 10억달러 넘게 순회수됐다. 기관의 주식투자는 20억달러 가량 순투자를 기록했지만 전월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한은은 이같은 현상이 나타난 배경으로 채권투자 증가를 꼽았다. 지난 5월 채권투자금액은 65억달러로 월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투자비중은 지난해 평균 42%에서 지난 5월 88%로 높아졌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지속되는 가운데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서 저가 매수세가 확대된 영향으로 분석됐다. 또 주가 밸류에이션이 높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주식 대비 채권 투자 수익률이 오른 것도 영향을 줬다.

기관투자자는 미국 외 다른 지역 주식 투자로 방향을 다소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평가된 국내주식으로 순환되는 흐름이 발견됐다. 해외 주식 중에서도 미국 외 국가로의 이동도 나타났다.

한은은 이같은 투자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봤다. 미국 관세정책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는 가운데 한국의 새정부 정책 기대로 채권 선호와 국내로의 투자자금 환류가 지속될 수 있어서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미국을 대체할 투자처가 나타나긴 어렵다고 봤다. 여타 지역으로의 투자자금 이동이 장기간 대규모로 계속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