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합병·회계 부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이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앞두고 있다. 이 회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부당하게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선 1·2심에서는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 회장이 대법원 판단을 통해 사법 리스크를 털어낼 경우 '뉴삼성'을 위한 글로벌 경영에 한층 힘이 실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이날 오전 11시15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회장에 대한 상고심 선고기일을 진행한다.
이 회장은 2015년 경영권을 승계하면서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사내 미래전략실(미전실)이 주도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부당하게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회장을 2020년 9월 재판에 넘겼다.
하지만 법원은 줄곧 이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해 왔다. 1심은 지난해 2월 이 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전실 실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 등 14명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올해 2월 2심에서도 결론은 같았다.
특히 2심에선 이 회장이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기 위해 부정거래와 회계 부정을 저질렀다는 혐의에 대해 무죄 판단을 내놨다. 이 중 부정거래 행위의 경우 이사회 결의, 합병 계약, 주주총회 승인, 주총 이후 주가 관리 전반에 걸쳐 이 회장 등이 부당하게 관여했다는 검찰 측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회계 부정 혐의도 회사 측 재무제표 처리가 재량을 벗어났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 원심 판단이다. 그러면서 검찰이 제출한 주요 증거의 증거능력도 부정했다.
삼성바이오 허위 공시·부정 회계 혐의에 관해서도 이 회장 측 손을 들어줬다. 검찰은 삼성바이오가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단독 지배력을 보유하는 것처럼 오인하게 하거나 지배력이 변경되지 않는 것처럼 가장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법원이 연이어 무죄를 선고하자 검찰도 신중하게 상고 여부를 검토했다. 형사상고심의위원회를 열어 외부 의견 등을 검토한 뒤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검찰청 예규는 1·2심에서 공소사실 전부 무죄가 선고됐을 경우 상고심의위에 심의를 요청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날 대법원 판단이 나오면 국민연금공단 이 회장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민연금은 앞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으로 손해를 봤다면서 지난해 9월 5억1000만원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 첫 변론기일은 대법원 선고 이후인 다음 달 8월28일 예정된 상태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