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단독 전화 인터뷰한 BBC 기자…"체념했을 때 연락 와"

입력 2025-07-16 17:04
수정 2025-07-16 17:1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단독 전화 인터뷰를 진행한 영국 방송 BBC의 게리 오도너휴 북미 지역 수석 특파원이 인터뷰 후일담을 공개해 화재다.

오더너휴 특파원은 지난 15일(현지시간) BBC 웹사이트를 통해 인터뷰 후일담을 개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즉흥적으로 기자들에게 전화해 현안에 대한 자기 생각을 거침없이 밝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카메라 앞에 앉아 정식으로 진행되는 인터뷰나 기자회견보다 개인이 주도권을 갖고 언론과 소통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오도너휴 특파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암살 미수 총격 사건 1주년(7월 13일)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인터뷰를 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를 가졌다. 1년 전 총격 사건이 발생한 펜실베이니아주 유세 현장을 취재 중이었던 오도너휴는 암살 시도범의 총성이 울리자마자 차량 뒤로 몸을 숨기고 현장 상황을 생중계해 주목받은 바 있다.

오도너휴는 자신의 보도가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을 끌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외신 기자로서는 드물긴 하지만 대통령 인터뷰가 성사되기를 기대했다고 한다.

오도너휴는 지난 13일 백악관으로부터 전화 인터뷰를 할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는 녹음 준비까지 마치고 대기했지만 전화는 오지 않았다. 다음날까지 기다리다 지친 오도너휴는 인터뷰를 할 수 없을 것이라 체념하고 그간 쌓인 피로에 잠시 눈을 붙였다.

그때 전화벨이 울렸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오도너휴에게 "안녕하세요. 대통령과 함께 있습니다. 바꿔드릴게요"라고 말했다. 잠결에 전화를 받은 오도너휴는 허둥지둥 거실로 달려가 디지털 녹음기를 찾았다.

전화는 잠시 끊겼다가 연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0분간 1년 전 총격 사건에 대한 소회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불만, 영국 정부에 대한 입장까지 자기 생각을 거리낌 없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공개된 인터뷰에서 '푸틴을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솔직히 말하면, 나는 거의 아무도 믿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그에게 실망했지만, (관계가) 끝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 관계 개선 여지를 남겼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대한 달라진 생각도 인터뷰를 통해 재확인했다. 나토가 미국의 군사력에 무임 승차한다는 비판론을 폈던 트럼프는 "지금은 그들이 자기 몫의 비용을 내고 있다"고 긍정 평가했다. 나토 회원국들이 2035년까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까지 올리기로 합의한 것을 평가한 것이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