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 16일 18:3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IMS모빌리티 딜을 정조준하고 있다. 특검은 정권에 줄을 대고 싶은 기업들이 삼삼오오 자금을 모아 김 여사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 씨가 보유하던 IMS모빌리티 지분을 비싼 값에 사준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와 HS효성, 키움증권 등 윤석열 정부 때 검찰 수사를 받았던 기업들이 이 딜에 연관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혹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IMS모빌리티 관련 사모펀드(PEF) 투자 건에서 특검의 주장에 논리적 비약이 곳곳에서 드러난다고 입을 모은다.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볼 여지는 있지만 오비이락에 가깝다는 평가가 많다. 구체적인 혐의 사실이 밝혀지기도 전에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을 줄줄이 참고인으로 소환해 망신주기식 수사에 나서는 검찰의 행태가 이번에도 반복되고 있다.
김예성과 관련 없던 이노베스트코리아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PEF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는 IMS모빌리티에 투자하기 위해 2022년 11월께부터 프로젝트펀드 조성을 위한 출자자(LP) 모집에 나섰다. 당시 오아시스는 주요 대기업과 금융기관 등 50곳이 넘는 기관투자가에게 투자를 제안했다. 카카오와 효성, 키움증권 등을 콕 집어 출자를 제안한 게 아니고, 수많은 후보에게 공통된 투자 제안을 했다는 얘기다.
출자를 결정한 카카오모빌리티와 효성그룹 계열사는 IMS모빌리티와의 사업 시너지를 염두에 두고 전략적투자자(SI) 성격으로 출자를 결정했다. 렌터카 예약 플랫폼을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에 IMS모빌리티는 렌터카 공급을 담당하는 핵심 파트너사 중 한 곳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향후 렌터카 서비스 확대를 염두에 두고 IMS모빌리티에 투자했다. 메르세데스벤츠 딜러 사업을 하는 효성은 벤츠 차량 공급 확대 등을 목적으로 IMS모빌리티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펀드에 가장 많은 금액인 50억원을 출자한 한국증권금융은 국내외 PEF에 출자를 많이 하는 대표적인 LP 중 한 곳이다. 오아시스가 자금을 출자받은 2023년 IMM인베스트먼트, 스틱인베스트먼트, BNW인베스트먼트 등 국내 주요 PEF 운용사가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자금을 출자받았다. 감사보고서를 통해 확인되는 2023년 한국증권금융이 PEF에 출자한 금액은 총 1289억원이다. 오아시스에 출자한 50억원은 다른 PEF에 출자한 금액과 비교해도 금액이 크거나, 비정상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업계 관계자의 공통된 시각이다.
오아시스가 투자할 당시 구주를 매각하는 회사인 이노베스트코리아는 김예성 씨와 연관도 없었다. 거래가 이뤄질 때 이노베스트코리아는 원양업 및 냉동냉장보관업을 하는 ㈜동남의 2세 윤재현 씨가 지분 100%를 소유한 회사였다. 회사 대표이자 사내이사도 김예성 씨 및 그의 부인과 관련 없는 인물이 맡고 있었다. 오아시스가 LP들에게 제공한 투자제안서에는 구주 거래 대상을 구체적으로 기재하지 않았거나, 초기투자자 수준으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언론에서 문제로 제기한 신주와 구주를 섞어서 투자하는 방식은 PEF 업계에선 통용되는 구조다. 향후 보통주로 전환할 수도 있고, 투자금을 상환받을 수도 있는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인수하는 신주 투자는 보통주에 비해 투자 안정성이 높지만 가격이 비싸다. 경영권이 없는 소수지분 보통주를 함께 사들이면 투자 단가를 낮출 수 있다. 오아시스가 RCPS를 인수하며 이노베스트코리아로부터 구주 4.64%를 함께 사들인 배경이다.
이례적인 투자로 보기도 어려워오아시스가 IMS모빌리티에 투자한 밸류가 비정상적으로 높거나, 오아시스만 이 회사에 이례적으로 투자한 것도 아니다. IMS모빌리티는 2016년부터 2023년까지 여덟 차례 투자를 받았다. 산업은행과 캡스톤파트너스, BNW인베스트먼트 등이 이 회사에 투자했다. 오아시스가 투자하기 전 인마크에쿼티파트너스는 2021년 12월 IMS모빌리티 기업가치를 1477억원으로 평가하고 96억원을 투자했다. 오아시스는 2023년 6월 184억원을 투자하며 이보다 낮은 1290억원 밸류에 184억원을 투자했다. 오아시스가 투자를 하고 3개월 뒤 KB캐피탈은 IMS모빌리티 기업가치를 1590억원으로 평가하고 2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오아시스가 IMS모빌리티에 무리하게 투자했다는 지적에 대한 의견도 엇갈린다. IMS모빌리티는 현재 자본잠식 상태이지만 이는 투자 유치를 받으며 발행한 RCPS가 부채로 분류된 탓이 크다. IMS모빌리티는 2022년 말까지만 해도 자본잠식 상태가 아니었다. 추후 상장을 대비해 회계처리 기준을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에서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으로 바꾸면서 RCPS가 자본이 아닌 부채로 분류됐고, IMS모빌리티는 형식상 자본잠식에 빠진 회사가 됐다. 일반적으로 스타트업은 상장 전 RCPS를 보유한 투자자들이 이를 보통주로 전환하면서 부채가 사라지고 형식상의 재무구조가 개선된다.
IMS모빌리티는 오프라인 렌터카 사업을 넘어 모빌리티 관련 디지털 전환 솔루션 업체로 전환하며 실적 개선세도 이어지고 있다. IMS모빌리티는 지난해 매출 472억원, 영업적자 3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IB업계 관계자는 "RCPS를 발행한 스타트업이 자본잠식 상태라는 이유로 부실 기업으로 취급받는다면 한국의 스타트업은 대부분 부실 기업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총수가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IMS모빌리티 투자를 지시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많다. 키움증권은 해당 투자에 10억원을 출자했다. 키움증권이 1년에 자기자본으로 투자하는 금액은 2000억원에 달한다. 전체 투자 규모를 고려하면 소규모 투자다. 이런 규모의 투자는 일반적으로 오너에게까지 보고하지 않는다. IMS모빌리티 투자를 위한 출자 역시 자기자본 투자를 담당하는 본부장의 전결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 역시 100억원 미만의 투자는 각 계열사 단위에서 투자 관련 의사 결정을 한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출자한 30억원 역시 카카오그룹 차원이 아닌 카카오모빌리티에서 투자 결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검찰 수사 때 사모펀드가 등장하면 의혹부터 제기하고 낙인 찍기 식의 수사를 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면서 "이번 IMS모빌리티 건은 트랙레코드 없이 바디프랜드를 인수했던 한앤브라더스와 달라 이례적인 투자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