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신보라 "서태지의 '울트라맨이야' 듣자 주인공이 그려졌죠"

입력 2025-07-15 14:14
수정 2025-07-15 16:41


"서태지의 '울트라맨이야'를 듣고 위태로운 아이가 떠올랐어요."

15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제5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시상식에서 수상자 신보라 작가는 "서태지의 노래는 기묘하게 매혹적이라 생각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올해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수상작은 신 작가의 장편소설 <울트라맨을 위하여>다. 서태지의 노래 '울트라맨이야'가 소설의 모티브가 됐다. 보호받지 못하는 두 소녀의 우정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 단단한 갑옷을 가진 울트라맨이 되고 싶다고 상상하는 15세 소녀 '우주'의 망상과 대비되는 차가운 현실이 교차하며 전개된다.

심사위원들은 심사평을 통해 "담담한 문체와 자극적이지 않은 전개 속에서도 섬뜩한 장면과 가슴 아픈 순간, 그리고 피식 웃음이 나오는 순간이 모두 존재하는 소설"이라며 "이해받지 못하는 우리 세상 모든 '아싸'들을 위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1994년 대구에서 태어난 신 작가는 계명대 문예창작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202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휠얼라이먼트'로 등단했고 <현대문학> <문장웹진> 등에 단편소설을 발표했다. 앤솔러지 <하지의 무능한 탐정들>을 펴냈다.

<울트라맨을 위하여>는 신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다. 신 작가는 "앞으로 균형보다 불균형에 대해, 안정보다는 흔들림에 대해 오래도록 이야기하게 될 것 같다"고 했다.

올해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은 1월 1일부터 3월 31일까지 세 달간 진행됐다. 400편이 넘는 경장편 소설이 응모됐다. 예심과 본심을 거쳐 대상작이 결정됐다. 예심 심사위원은 문학평론가 김미정과 소설가 김종광, 김이설, 박진규, 최영건 등 다섯 명이 맡았다. 본심은 유성호 한양대 국어국문과 교수(문학평론가)와 소설가 편혜영, 안보윤 세 명이 진행했다.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은 신인·기성 작가 모두 응모 가능하다. 총 상금은 5000만원이고 작품은 단행본으로 출간된다.

올해 응모 소설의 경향에 대해 본심 심사위원 유 교수는 "전통적으로 경장편이라는 장르가 수용하던 청소년 성장물이 압도적으로 많이 응모됐고, 거기에 SF나 디스토피아적 상상력 담은 장르물들이 많이 제출됐다"며 "여러 작품들 속에서도 신 작가의 작품이 선정되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다"고 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