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한화생명 등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기업 주가가 단기 급등했으나 PBR만 따져 차익 실현에 나설 필요는 없다는 조언이 나왔다.
KB증권은 15일 보고서에서 “전반적인 주가 재평가가 이뤄지는 가운데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앵커링 오류를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앵커링 오류는 기업 자기자본이익률(ROE)에 따라 ‘적정 PBR’이 있다고 가정한 뒤 일정 수준을 넘기면 고평가로 봐 매도하는 고정관념을 뜻한다.
최근 ‘저PBR 랠리’는 금융에서 시작해 철강, 화학, 호텔·레저 등 소외되던 업종으로 확산했다. 같은 업종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덜 오른 종목이 뒤따라 오르는 ‘키 맞추기’가 본격화했다. LG화학 주가는 7월 들어 29.3% 뛰었고 한화생명은 28.7%, 태광산업은 26.3% 등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PBR은 비슷한 폭으로 개선됐다. 한화생명 PBR은 0.16배에서 0.27배로 상승했다.
다만 과거 기준에 매몰되는 앵커링 심리는 투자 판단을 왜곡할 수 있다는 게 이 증권사의 설명이다. 1986~1989년과 2004~2007년처럼 시장 전체의 밸류에이션이 재평가되는 시기엔 종전 가치 기준을 적용해선 안 된다는 얘기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PBR이 0.6~0.7배인데 고평가라고 봐 매도하면 지금과 같은 구조적 전환기에 수익 기회를 놓칠 수 있다”며 “저평가 종목의 재해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