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AI 간 상거래 핵심 결제수단 될 것"

입력 2025-07-15 18:04
수정 2025-07-21 16:56

인공지능(AI)끼리 데이터와 서비스를 사고파는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달러 등 법정통화 가치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이 AI 간 상거래의 핵심 결제 수단으로 떠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기존 금융 시스템으로는 AI 간 거래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해외에서는 AI에 실시간으로 사용료를 지급하는 결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15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AI 에이전트 시장 규모는 51억달러였다. AI 에이전트는 AI가 사람처럼 목표를 이해하고 스스로 판단해 작업을 수행하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다. 이 시장은 2030년 471억달러로 9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AI 에이전트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스테이블코인 활용도가 더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AI 에이전트는 다른 AI 서비스와 정보를 주고받거나 데이터를 구매하고 대가를 지불하는 일련의 거래를 반복하게 된다. 문제는 결제 인프라다.

AI는 실시간으로 반응하고 연중무휴로 작동하는데 기존 결제 시스템은 이를 따라오기 어렵다. 기존 금융망은 은행 영업시간, 중개 기관, 환전 수수료 등 거래 지연과 비용 부담이 작지 않다. 이 때문에 기존 결제 시스템이 AI가 주고받는 수많은 마이크로 거래에 적합하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상에서 움직이며 초당 수천 건의 거래를 수수료도 거의 없이 처리할 수 있다. 또 중개자 없이 글로벌 결제가 가능하다. 실시간 정산과 자동화가 핵심인 AI 간 거래 구조에 녹아들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법정화폐 가치와 연동되기 때문에 비트코인 등 다른 암호화폐와 달리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AI 에이전트에 스테이블코인 결제 시스템을 결합해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미국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베이스가 개발 중인 ‘x402 프로토콜’이 대표적이다. x402 프로토콜은 AI 간 실시간 상거래를 지원하기 위한 자율형 지불 시스템이다. AI 에이전트가 사람 개입 없이 결제를 처리하도록 설계됐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