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 한국투자공사(KIC) 투자운용부문장(CIO·사진)의 연임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내달 16일 임기 만료까지 한 달 남짓 남은 가운데 후임 인선 절차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 CIO가 역대 KIC CIO 중 최초로 연임에 성공할 가능성에 갈수록 무게가 실리고 있다. KIC가 후임 인선 절차를 보류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이전까지 임기 만료 두 달 전에 인선 공고가 나왔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자본시장 관계자는 “후보를 받아 심사하고 면접하는 등의 절차를 감안하면 내달 16일까지 후임이 정해지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현재로선 이 CIO가 연임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2022년 8월 임기 시작 이후 이 CIO가 상당한 성과를 올렸다는 점도 이유다. 이 CIO는 전략적 자산배분 방식인 통합포트폴리오(TPA) 도입 등 핵심 투자 전략을 주도해 왔다. TPA 도입이 KIC의 투자 전략에서 갖는 중요성을 감안할 때 해당 제도가 완전히 자리 잡기 전에 CIO를 교체하는 데 부담이 따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KIC의 총운용자산(AUM)이 2065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탁월한 운용 성과를 거둔 점도 이 부문장의 연임에 힘을 보태고 있다.
KIC는 임원 임기를 3년으로 정하되, 1년 단위로 연임할 수 있도록 한다. 임기가 만료된 임원은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직무를 수행하도록 정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연임한 사례는 지금까지 없다.
이 부문장은 서강대 경제학 학사, 미국 버클리대 경영학 석사 출신으로 한국투자증권 기업분석부 등을 거쳐 2014년 KIC 리서치센터에 합류했다. 이후 자산배분팀장과 운용전략본부장, 미래전략본부장 등을 역임한 뒤 CIO에 올랐다.
다만 지난달 초 출범한 이재명 정부의 내각 인선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후임 CIO가 결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KIC의 CIO 인선은 대통령실의 의사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대선 때 직간접적으로 캠프에 관여한 CIO 출신 인사들로 후임 인선이 고려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후임 CIO 인선 지연이 장기화하더라도 이 부문장이 당분간 업무를 지속하며 CIO 공백 사태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