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팬? 언제 적 얘기"…韓 MZ 성지서 부활 노리는 日맥주

입력 2025-07-11 15:24
수정 2025-07-12 11:15

“정말 많은 손님을 모시고 싶습니다. 내부적으로는 하루 200~300명의 방문객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삿포로맥주의 국내 수입을 담당하는 엠즈베버리지의 정범식 대표는 11일 서울 성동구에서 열린 '삿포로 프리미엄 비어스탠드' 오픈 미디어행사에서 이 같이 목표를 밝혔다.


오는 12일 정식 오픈하는 ‘삿포로 프리미엄 비어스탠드’는 삿포로맥주가 해외에 처음 선보이는 매장이다. 정 대표는 매장 오픈 배경에 대해 “최근 국내 주류 시장의 전반적 소비는 다소 정체되거나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고가나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라며 “몇 해 전 노재팬 운동 당시에는 회사 차원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 일본과의 교류가 개선되면서 일본 맥주에 대한 소비도 점차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흐름 속에서 국내 소비자들에게 프리미엄 맥주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선보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실제 관세청에 따르면 2024년 한국 시장의 일본 맥주 수입액은 약 6745만달러로 전년(5552만달러) 대비 약 22% 증가했다.


이번에 문을 여는 삿포로 프리미엄 비어스탠드는 일본 도쿄 긴자에 위치한 ‘삿포로 생맥주 블랙라벨 더 바’를 한국식으로 재해석해 들여온 공간으로, 팝업스토어가 아닌 상시 운영되는 매장이라는 의미가 있다. 연중무휴로 운영돼 자유롭게 삿포로의 프리미엄 맥주를 경험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해당 공간은 긴자 매장의 분위기를 그대로 구현하기 위해 앉는 자리 없이 서서 즐기는 스탠드 바 형식으로 운영된다. 정 대표는 “비어 스탠드는 일본에서 굉장히 성행하는 문화로 직장인들이 퇴근 후 기차를 타기 전 가볍게 한잔하는 풍경을 자주 볼 수 있다”며 “이러한 문화를 한국에 소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매장 인테리어와 사이드 메뉴 등은 한국 소비자 취향에 맞게 일부 재해석했다. 정 대표는 “품질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고객 성향과 접객 방식은 한국에 맞춰 조정했다”며 “더 많은 분들이 이곳을 찾아 최고의 삿포로 맥주를 맛보시길 바란다”고 얘기했다.


매장에서는 따르는 방식에 따라 ‘퍼펙트 푸어’와 ‘클래식 푸어’ 두 가지 버전의 삿포로 프리미엄 생맥주를 즐길 수 있다. 퍼팩트 푸어에는 삿포로맥주의 ‘3C원칙’(△부드러운 거품(Creamy) △깔끔한 맛(Clear) △시원한 온도(Cold))에 따라 맥주와 거품의 7:3 비율을 구현한 제품이다. 맥주를 먼저 따른 후 그 위에 거품을 얹는 방식이다.

클래식 푸어는 맥주와 거품을 한 번에 빠르게 따르는 방식으로 일본에서 100년 이상 이어져 온 전통적인 기법이다. 깊은 풍미와 깔끔한 목넘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두 제품 모두 1잔당 9000원에 판매된다.

삿포로맥주는 성수 매장 오픈을 계기로 한국 시장에서 소비자 접점을 강화하는 전략을 본격화한다.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 유행에 민감한 MZ(밀레니얼+Z)세대가 자주 찾는 성수에 매장을 연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매장에서는 1인당 최대 3잔까지만 주문할 수 있도록 제한을 뒀다. 이는 더 많은 소비자가 제품을 경험하도록 하기 위한 방침으로 일본 긴자 매장에서도 동일한 취지로 1인당 2잔 제한을 두고 운영 중이다.


이날로 한국에 101번째 방문한 이노우에 타이스케 삿포로 국제사업본부 아시아퍼시픽&유럽사업부 부장은 한국 시장의 중요도에 대해 “한국은 제가 관할하는 아시아퍼시픽&유럽 지역 내에서 판매량이 독보적으로 높다”라며 “뿐만 아니라 브랜드를 전달하는 데 있어서 유럽 등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한국과 일본은 양국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보니 좀 더 수월한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체험형 콘텐츠도 확대할 계획. 정 대표는 “이곳은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에 최적화된 공간”이라며 “서서 마시는 공간을 통해 사람 간 거리를 좁히고 교류와 소통의 행복을 전하는 특별한 장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소비자가 삿포로맥주의 가치와 매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지속 확대해 브랜드 철학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