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미래기획수석실이 배터리社 부른 이유는 [지금 대통령실은]

입력 2025-07-10 11:24
수정 2025-07-14 09:26


네이버 개발자 출신인 하정우 수석이 이끄는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실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배터리기업 관계자를 불러 개별 면담했다. 산업 정책을 담당하는 경제성장수석실이 아니라 AI수석실이 제조기업을 부른 건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0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유진 AI수석실 기후환경에너지비서관은 지난 9일 배터리기업 관계자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사업에 관해 한 시간가량 회의를 했다. ESS 배터리 생산 현황, 화재 가능성, 기술력 등을 점검하고 산업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지원책 등에 대해 업계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정부가 ESS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AI산업 육성책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데 따라 확대되는 전력 수요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태양광은 햇빛이 비칠 때만 전력을 생산하고, 풍력은 바람이 불어야 전기를 만들 수 있어 간헐성이 크다.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을 저장해 필요할 때 꺼내쓸 수 있는 ESS를 함께 설치해야 하는 이유다. 지난 4일 산업통상자원부가 2038년까지 40조원 규모 ESS 배터리 사업 입찰을 받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업들은 정부 사업에서 기술력이 높은 한국 제품을 우선 구매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와 기업의 이해관계도 일치한다. 재생에너지는 지역에서 주로 생산되기에 ESS 배터리 사업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지역 균형 발전과도 맥이 닿아 있다. 배터리업계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판매 둔화)의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 ESS가 돌파구가 될 수 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