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테마 떠오른 배당소득 분리과세…"톱픽은 지주·통신·금융株"

입력 2025-07-10 17:57
수정 2025-07-11 08:17

정부의 ‘배당소득 분리과세’ 추진이 주식시장 핵심 관심사로 떠올랐다. 분리과세 시행을 계기로 배당을 확대하는 기업이 늘고, 배당소득을 노린 자금의 증시 유입도 증가할 것이란 기대에서다. 증권사들은 ‘높은 최대주주 지분율’ 조건을 갖춘 지주회사,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통신회사와 금융회사 등에 관심을 둘 것을 추천했다.◇지주·통신·금융사 ‘관심’
10일 정부에 따르면 국정기획위원회와 기획재정부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시행에 따른 세수 영향을 시나리오별로 분석하고 있다. 현재 논의는 배당성향(순이익 중 배당금 비율) 35% 이상 상장사의 배당은 종합소득에서 분리해 별도 세율을 매기는 소득세법 개정안(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발의)에 기반해 이뤄지고 있다.

대신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관련 수혜 기대 종목으로 최대주주 지분율이 높은 지주사를 눈여겨보라고 추천했다. 세율 인하 혜택을 받으려 배당을 늘릴 유인이 크다고 분석해서다. 해당 종목으로는 진양홀딩스와 세아베스틸지주, 아모레퍼시픽홀딩스, 휴온스글로벌, CJ 등을 꼽았다. 모두 최근 5개년 평균 배당성향 35%를 웃도는 종목이다.

대신증권은 배당성향이 이보다 다소 낮은 코오롱과 코스코홀딩스, 한국앤컴퍼니 등도 관심 종목으로 제시했다. 최근 3개년 평균 배당성향은 31~33% 수준이면서 대주주 지분율이 40%를 웃돌아 정책 시행 시점에 배당 확대에 나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전통적 고배당주인 SK텔레콤, KT 등 통신주에 주목했다. 지난해 KT와 SK텔레콤의 배당성향은 각각 117.8%, 54.3%에 달했다. 한화투자증권은 NH투자증권, 기업은행, 하나금융지주 등 금융·증권주가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배당을 확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상장사 배당 증가 전망증권가에선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이뤄지면 새롭게 배당 확대에 나서는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중소형 상장사의 최대주주는 “배당소득 관련 세금 부담을 줄여준다면 전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배당 확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상장사의 배당성향은 아직 선진국에 크게 뒤처져 있다. 국내 전체 상장사 배당성향은 최근 5개년(2020년~2024년) 평균 28.1%다. 일본 기업의 지난해 배당성향(67.4%)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주주환원 확대 분위기 확산과 더불어 최근 배당금 총액은 증가세다. 올해 1분기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상장사의 배당금 총액은 작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5조1692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당시 43조1500여억원에 불과하던 배당금 총액은 지난해 11.6% 급증한 48조1837억원으로 나타났다.◇증시 ‘레벨 업’ 기대도배당소득 분리과세 정책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요인 중 하나인 낮은 배당 문제의 해소를 앞당길 수 있다. 정경희 LS증권 연구원은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배당성향 35% 이상의 상장기업과 배당주 투자자에게 유리한 정책”이라며 “장기적으로 증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 추진을 앞두고 고배당 주식은 증시 평균을 웃도는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고배당 상장지수펀드(ETF) 중 순자산총액이 가장 큰 ‘PLUS 고배당주’는 지난달부터 이날까지 21% 넘게 급등했다. 주로 기업은행, SK텔레콤, KT&G 등 고배당주를 담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와 코웨이 등으로 구성된 ‘KODEX 고배당주’도 같은 기간 18.2% 상승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