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의 체질이 변화하고 있다. 상법 개정안 통과, 수출 호조 등의 영향으로 금융과 제약 업종의 덩치가 커진 반면 전기·전자 비중은 쪼그라들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기·전자 업종의 시가총액 비중은 31.69%로, 전체 1위였다. 기타금융(13.90%)과 운송장비·부품(11.18%)이 뒤를 이었다. 업종 순위만 놓고 보면 작년과 같았지만 비중은 1년 새 확 달라졌다. 전기·전자 비중이 무려 11.12%포인트 줄어든 것이다. 업종 내 무게감이 큰 삼성전자 주가가 같은 기간 31.21% 급락한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SDI(-54.49%), LG에너지솔루션(-15.98%) 등 업종 내 2차전지주의 주가 하락률도 두드러졌다.
금융 업종 비중은 1년 동안 3.88%포인트 상승했다. 우리금융지주(69.50%), 하나금융지주(50.80%) 등의 주가가 많이 뛴 덕이다. 한국거래소 분류 기준에 따라 HD현대의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105.07%), SK스퀘어(75.58%) 등 주가 상승률이 높은 종목들이 ‘금융 업종’으로 묶인 영향도 있다. 상법 개정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로 최근 매수세가 집중됐다.
운송장비·부품업종 비중도 2.17%포인트 확대됐다. 업종 내 현대차(-23.68%)와 기아(-18.69%) 주가가 약세를 보였지만 현대로템(397.33%), 한화에어로스페이스(207.72%), 현대중공업(159.19%) 등 조선과 방위산업주가 고공 행진했다.
코스닥시장에선 지난해 2위를 기록한 제약 업종이 최근 시총 비중 1위(14.48%→16.20%)에 올라섰다. 작년 1위였던 전기·전자 업종은 2위(20.48%→16.13%)로 한 계단 밀렸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