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 08일 13:5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파마리서치가 계획했던 인적분할을 철회했다. 소액주주를 포함한 주주의 거센 반발과 지배력 강화를 위한 ‘꼼수’ 논란 등이 직접적인 배경으로 꼽힌다.
파마리서치는 8일 이사회를 열어 지난 6월 13일 결정했던 인적분할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파마리서치는 “분할의 취지에 공감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지배구조 변화에 대한 우려,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 그리고 소통의 충분성이 부족했다는 의견 등을 받아들였다”며 “기업 의사결정은 전략적 필요나 법적 타당성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능동적이고 깊이 있는 신뢰 기반의 주주 소통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금 깨닫게 됐다”고 밝혔다.
파마리서치는 투자를 담당하는 존속법인 ‘파마리서치홀딩스’와 기존 에스테틱 사업을 맡는 신설 법인 ‘파마리서치’로 인적분할을 추진했다. 분할 비율은 존속법인 0.74, 신설법인 0.26이었다.
신사업을 분리해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명분이었다. 그러나 소액주주와 투자사 등 주주 반대에 부딪혔다. ‘중복상장’ 구조로 인한 가치 희석과 지배주주의 지배력 강화 시도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파마리서치 최대주주인 정상수 파마리서치 이사회 의장 등이 신설 법인 지분을 파마리서치홀딩스에 현물출자하고 파마리서치홀딩스 지분을 받게 되면 별다른 비용 없이 중복상장 구조가 만들어지고 대주주의 지주회사 지배력이 강화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신설법인인 파마리서치의 비율을 지나치게 낮게 책정했다는 목소리도 컸다.
파마리서치의 지분 1.2%를 보유한 머스트자산운용도 세 차례 공개 서한을 보내며 파마리서치 인적분할 및 현물출자 계획에 강하게 비판했다. 정 회장의 아들인 정래승 파마리서치 이사가 창업한 픽셀리티와 파마리서치의 관계에 대해서도 설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파마리서치는 인적분할을 철회하더라도 기존 사업계획은 그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손지훈 파마리서치 대표는 “지주사 설립의 취지에 공감하며 응원을 보내주신 주주들도 계셨기에 이번 결정이 아쉽게 느껴질 수 있다”며 “파마리서치는 다양한 의견을 겸허히 수용해 주주 친화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하니 널리 혜량하여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인적분할 철회 소식이 전해진 뒤 파마리서치 주가는 급등했다. 장중 14.70% 급등한 59만3000원까지 상승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