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상임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지낸 '보수 원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취임한 지 한 달이 지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 성적에 대해 "90점을 줘도 괜찮다"고 평가하며 "자신감이 지나치지 않게 경계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8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명 정부 성공을 간절히 바라는 분으로서 무엇을 당부할 것인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윤 전 장관은 이 대통령이 지난 한 달여간 보여준 각종 행보에서 "자신감을 느꼈다"며 "(자신감은) 필요하지만 지나쳐도 곤란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자신감이 지나치면 실수하고 오판하기 쉽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의 취임 30일 기자회견에 대해서는 "이 대통령은 그거(사전 질문지) 일절 없이 즉석에서 질문받고 대답했다"며 "얼마나 대단한 자신감의 표시인가. 보통 사람은 감히 엄두를 못 낸다"고 평가했다.
이어 "저는 청와대에서 공보수석을 하며 대통령 기자회견을 여러 차례 준비해 본 사람"이라며 "저런 사람 밑에서 수석을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고 덧붙였다.
윤 전 장관은 이 대통령이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 윤석열 정부 고위 관료 일부를 유임한 것에 대해서도 "대통령으로서 자신감의 표시"라고 말했다. 이어 "전임 대통령 때 쓰던 각료를 그냥 써도 자기가 얼마든지 지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라고 설명했다.
윤 전 장관은 이 대통령의 특별감찰관 임명 지시를 두고도 "내가 그런 걸 꺼릴 방식으로는 국정을 운영하지 않겠다는 자신감의 표시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윤 전 장관은 "누군가 (이 대통령) 앞에서 '그렇게 하면 안 된다'라고 해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절대로 필요하다"며 "언론이 상당 부분 그 역할을 해주고 있으나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