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 2분기 5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을 제외해도 여섯 분기 만에 처음 흑자(14억원)를 기록했다. 미국 최대 고객사인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 판매가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조5654억원, 492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52% 증가했다. 증권사들의 평균 영업이익 전망치(3150억원)를 56.3%(1772억원) 웃돈 깜짝실적이다.
영업이익은 미국에서 생산·판매하는 배터리에 지급되는 보조금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를 제외한 영업이익은 14억원이다. 크지 않은 수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이 보조금을 빼고도 흑자를 기록한 건 여섯 분기 만에 처음이어서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서 서서히 탈출하는 것 아니냐는 희망도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최대 고객사인 GM 전기차 판매량이 2분기 4만6280대로 전 분기(3만1886대)보다 45.1% 늘면서 배터리 공급이 많아진 덕분이다. 특히 쉐보레 이쿼녹스와 실버라도, GMC 시에라 등 비싼 배터리를 쓰는 자동차 판매가 증가하면서 수익성도 높아졌다.
캐즘을 버티기 위한 대안으로 앞세운 에너지저장장치(ESS) 생산을 북미 현지에서 개시한 것도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LG에너지솔루션 ESS부문 영업이익은 1분기보다 900억원가량 늘어나며 적자를 면한 것으로 추정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ESS 북미 생산 본격화 등을 발판 삼아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유럽 전기차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유럽 대표 완성차 기업 르노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대규모 공급 계약을 맺고 양산을 눈앞에 두고 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