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 07일 17:5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열분해 전문기업 에코크레이션이 기업공개(IPO) 절차를 본격화했다. 에코크레이션은 폐플라스틱에서 기름을 추출하는 열분해 플랜트를 제조하는 회사다. 공모자금을 토대로 생산 설비를 확충하고 직매장을 설립해 국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2대 주주인 SK그룹과의 사업 시너지 강화도 기대된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에코크레이션은 지난 4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고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주관은 키움증권이 맡았다. 에코크레이션은 하반기 중 코스닥에 입성한다는 목표다. 기술특례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 2010년 설립된 에코크레이션은 폐플라스틱에서 산업용 기름을 추출하는 열분해 플랜트를 생산한다. 열분해는 유해물질이 발생하는 소각과는 달리 밀폐 공간에 넣고 간접적으로 열을 가해 기름을 추출하는 방식이다. 일회용 컵, 포장용 필름 등 모든 종류의 플라스틱을 원재료로 한다.
에코크레이션은 직접 개발한 촉매와 정제 설비를 활용하고 있다. 왁스, 염소, 잉크 등 찌꺼기를 제거, 분리하는 독자적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에코크레이션은 지난 2023년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활용한 전기 발전 상용화에 성공하기도 했다.
에코크레이션은 최근 사업을 대폭 확장하고 있다. 매출은 2023년 4억1700만원에서 작년 196억원으로 급증했다. 영업손실은 2023년 88억원에서 작년 28억원으로 감소했다.
매출이 대폭 늘어난 것은 작년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개정안이 시행된 영향이 컸다는 설명이다. 개정안은 석유 정제공정에 친환경 정제원료 투입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폐플라스틱에서 추출된 기름을 활용하는 게 가능해졌다. 회사 관계자는 “작년 법이 개정되면서 잠재 수요가 현실화됐다”고 설명했다.
에코크레이션의 몸값으로는 2000억원 후반대가 거론되고 있다. 에코크레이션은 100% 신주 발행으로 총 200억~300억원을 공모할 예정이다. 공모자금은 생산설비 확충 및 직매장을 설치하는 데 투입한다. 회사 관계자는 “직매장이 설치되면 고객들은 생산된 플랜트를 직접 보고 계약을 체결할 수 있게 된다”며 “대규모 계약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코크레이션은 지난 2021년 SK그룹의 전략적 투자를 받았다. 당시 SK지오센트릭이 68억원을 투자했다. 현재 에코크레이션의 2대 주주로 24.77% 지분을 갖고 있다. SK지오센트릭은 SK이노베이션의 100% 자회사로 화학제품 등을 생산 및 판매하고 있다. 에코크레이션 플랜트에서 생산한 재활용 기름을 화학제품 제조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 상장 후 에코크레이션의 사업이 확장되면 협업 사례도 늘어날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친환경 원료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국내외 입지를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