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65세 시대! 기업이 준비해야 할 4대 핵심과제

입력 2025-07-08 16:15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정년을 2033년에 65세까지 단계적으로 연장하기 위한 입법이 예고된 상황이다. 최근 대통령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도 정년연장과 관련해서 계속고용방식 등을 제안하면서, 실질적인 정년 연장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기업들은 정년 연장 전에 임금 체계, 인사운영 방식 등 전반적인 조직 관리 시스템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정년 연장에 대비해 기업들이 준비해야 할 네 가지 핵심 과제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i>◆임금체계 개편: 호봉제에서 직무·성과 중심으로</i>

우리 나라 기업들의 임금체계는 여전히 연공서열 기반의 호봉제가 주를 이루고 있어서, 정년이 연장될 경우 근로자들의 장기근속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직무 중심의 보상 체계, 성과급 중심의 체계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특히, 현재 대부분의 기업이 운영 중인 임금피크제는 2016년 정년 60세 연장 당시 도입된 것으로, 향후 65세 정년 시대에도 동일한 방식이 유효한지 재점검이 필요하다. 정년이 5년 연장되었음에도 기존 임금피크제를 그대로 적용한다면, 과도한 임금 삭감으로 인해 근로자 측의 반발이나 법적 분쟁의 소지도 높아질 수 있다. 합리적인 대안은 직무급제를 도입하고, 고령 근로자에게 새로운 직무를 부여하여 해당 직무에 맞는 임금을 책정하는 것이다. 이는 임금 구조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연령차별 논란도 피할 수 있는 방안이 된다.

<i>◆저성과자 관리: 평가제도 고도화와 장기적 관점의 대응</i>

정년이 연장될 경우, 성과와 무관하게 근속만으로 고용관계를 유지하려는 이른바 ‘존버형’ 인력의 리스크가 커진다. 임원이 되지 못한 고령자 중 일부는 실질적인 업무 수행 없이 정년만을 기다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이 조직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매우 크다. 그럼에도 현재 기업들은 이런 인력들이 정년퇴직하기만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정년이 연장될 경우 이러한 인력들을 그대로 둔다면 기업이 부담해야 할 피해가 막심해진다. 따라서 정년연장에 대비하여 저성과자 관리에 대한 준비가 가장 절실하다(판례는 저성과자 해고에 대해 매우 엄격한 요건을 요구하고 있을 뿐 아니라 상당한 기간을 필요로 한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제도를 구비하여, 관대한 평가를 지양하고 업무수행에 대한 엄정한 평가를 통해 저성과자를 구분하고, 이들에 대한 직무 전환, 재교육 등을 통해 다시 적극적으로 업무수행을 하도록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선이 되지 않을 경우 징계 또는 해고 등의 구조적 접근이 요구된다.

<i>◆고령 근로자를 위한 직무 설계: 차별 회피와 조직 기여의 균형</i>

최근 대법원을 포함한 하급심 판결은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남녀 차별을 넘어 전 연령·직종에 적용되는 일반 원칙으로 확대하고 있다(최근 정부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일반원칙화해서 근로기준법에 규정하겠다고 했다). 이럴 경우 고령 근로자가 동일한 업무를 계속 수행함에도 불구하고 연령을 이유로 임금을 감액할 경우 고령자고용법상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차별’이나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위반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법적 환경 속에서, 기업은 고령 근로자에게 새로운 직무를 부여하고, 해당 직무의 특성에 맞는 임금을 책정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일본 도요타는 고령 근로자에게 품질관리, 안전 순찰, 후배 육성 등의 역할을 부여하며 이들을 조직의 자산으로 활용하고 있다.

실무적으로는 ▲신체적 부담이 적은 업무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는 업무 ▲성과 측정이 가능한 구체적 과업 ▲세대 간 연결고리 역할(후배양성, 조직 내 안정화 역할 등)이 직무 설계 시 고려 요소가 될 수 있다.

<i>◆고령 근로자 지원체계 구축: 커리어 재설계와 재교육</i>

정년 연장은 단순한 고용기간의 연장이 아니라, ‘일할 수 있는 능력’의 유지를 전제로 한다. 이를 위해 기업은 일정 연령 이상의 직원에게 커리어 재설계 교육, 직무 재교육, 디지털 역량 강화 등 실질적인 지원 체계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이는 단지 근로자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조치에 그치지 않고, 기업 입장에서도 생산성을 유지하고 조직 내 활력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로 보아야 한다. 특히 중장년층 직원이 새로운 업무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체계적인 전환 교육은 향후 고령사회에서 기업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다.

정년연장은 이제 논의의 대상이 아니라, 대비의 대상이 되었다. 인사노무 부서에서는 임금체계 개편, 저성과자 관리, 직무 재설계, 고령 근로자 지원 등 종합적인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개별 제도 하나하나의 도입이 아니라 이들이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다. 사회적 기대와 법적 규범의 변화 속에서, 기업이 지속가능한 인력운영 전략을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광선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