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신당에 트럼프 발끈 "터무니없는 일"

입력 2025-07-07 13:13
수정 2025-07-07 13:1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최측근이었다가 등을 돌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신당 창당 발표에 대해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저지주에서 백악관으로 돌아오기 전 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제3 정당을 창당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제3의 정당을 창당하는 것은 혼란을 가중할 뿐”이라며 “그는 그게 재미있을 수 있지만, 나는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거액의 선거자금을 지원해온 머스크는 대선 후 그의 최측근으로 부상했다. 정권 초에는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며 연방 정부의 예산 감축을 주도했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의제를 실현할 핵심 법안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 입법에 강하게 반대하며 등을 돌렸다. 해당 법안으로 미국의 재정적자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서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해당 법안이 시행될 경우 향후 10년간 국가 부채가 3조 3000억 달러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머스크는 독립기념일인 지난 4일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를 통과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에 서명하면서 공식 법률로 제정하자 신당 창당과 관련한 온라인 투표를 시작했다. 그는 특히 전날에는 X(옛 트위터)에 “오늘 ‘아메리카 당’이 여러분에게 자유를 돌려주기 위해 창당된다”고 밝히면서 신당 창당을 공식화했다.

트럼프 측의 견제구도 잇따르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머스크의 신당 창당 발표를 트럼프 행정부가 우려하고 있나’라는 물음에 “그의 다양한 회사의 이사회는 그가 돌아와서 그 회사들을 운영하는 것을 바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머스크의 어제 발표를 이사회가 싫어했을 것이며, (이사회는) 그가 정치 활동이 아닌 경영 활동에 집중하도록 장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선트 장관은 머스크와 불편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머스크가 DOGE 수장을 맡아 연방정부 구조조정을 주도할 때 두 사람은 백악관에서 주먹다짐 직전까지 갈 정도로 거센 말다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선트 장관은 CNN 인터뷰에서 “DOGE의 원칙(구조조정)은 매우 인기 있었지만, 일론은 그렇지 않았다”라고도 비판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