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다음주 방한 계획을 취소했다. 루비오 장관은 오는 10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참석에 앞서 한국을 방문하기 위해 일정을 조율해왔다.
대통령실은 3일 입장문을 통해 “한·미는 루비오 장관의 방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협의했으나 미국 내부 사정상 조만간 방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미는 고위급 인사 교류에 대해 계속 협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외교가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하기로 한 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와의 회담에 참석하려면 말레이시아 방문 전 한국과 일본을 들르는 일정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부 안팎에선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다음달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루비오 장관은 이달이나 다음달 개최를 조율 중인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세부 일정 및 의제를 논의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 당국자는 “한·미 양국은 루비오 장관의 방한 여부와 관계없이 이른 시일 내 정상회담을 열기 위해 계속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는 한·미 관계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는 최근 외교 채널을 통해 오는 9월 3일 열리는 항일전쟁 및 2차 세계대전 전승절 80주년 기념식에 이 대통령을 초청했다. 대통령실은 “한·중 양국이 이 사안에 대해 소통 중”이라며 참석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현일/김형규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