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이 한국인 난청 유전자 지도를 새롭게 구축했다. 이를 통해 기존 검사법보다 유전성 난청 진단율을 20% 가량 높일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서울대병원 소아이비인후과 이상연 교수, 임상유전체의학과 채종희 교수·이승복 교수, 이노크라스 고준영 박사, 스탠포드대 유전체연구실 박성열 박사팀은 최근 진단율을 높인 난청 유전자 지도를 새롭게 마련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셀 리포트 메디신' 최신호에 실렸다.
난청은 외이와 중이 문제 탓에 생기는 전음성 난청, 청각 신경과 뇌 사이 신경전달 문제로 생기는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구분된다. 감각신경성 난청은 유전적 원인, 선천적 감염, 외상, 약물 독성, 자가면역질환 등에 의해 생길 수 있다.
그동안 난청의 유전적 원인이 다양하고 복잡해 원인을 파악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다. 기존 표적패널검사와 전장엑솜검사로는 50% 정도의 환자가 유전적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연구진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장유전체분석 등을 도입했다.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와 인공와우센터를 찾은 난청 환자 752명(394가계)의 전장유전체분석 등을 한 결과 감각신경성 난청 394가계 중 219가계의 유전적 원인을 찾아냈다. 기존 검사법으론 확인 못했던 변이를 19.2%(44가계) 추가 발견한 것이다. 유전성 난청 진단율은 20% 가량 높아졌다.
이번 연구를 통해 딥인트론 변이와 같은 비코딩 영역 변이와 구조적 변이도 처음 확인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딥인트론 변이는 유전자 내에서 단백질 생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엑손과 인트론의 경계를 넘어 존재하는 비코딩 영역에서 발생하는 변이다. 기존 검사법으론 확인할 수 없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앞으로 유전자 기반 맞춤형 치료법 개발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했다.
이상연 소아이비인후과 교수는 "연구를 통해 많은 미진단 난청 환자의 원인을 새롭게 확인할 수 있었고 유전자 치료가 가능한 환자군을 발견했다"며 "앞으로 소아 난청의 정밀한 치료 연계를 위해 전장유전체분석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난청의 미진단 원인들을 해결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