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추진 상선 시대, 닻 올렸다…IMO, 45년만에 규범 개정 착수

입력 2025-07-03 15:04
수정 2025-07-03 15:12

핵추진 상선의 시대가 열렸다. 국제해사기구(IMO)가 ‘핵추진 상선 안전 코드’ 개정 작업에 45년만에 착수하면서다. HD현대와 삼성중공업 등이 개발 중인 신형 원자로를 탑재한 상선 및 해상 플랜트 등에 관심이 모아진다.

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IMO는 최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제110차 해사안전위원회(MSC) 회의에서 핵추진 상선 안전 규정 개정의 필요성을 공식 인정하고 개정 작업을 선박설계건조소위원회(SDC)에 배정했다. 내년 1월 차기 회의부터 개정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현재 핵추진 상선 안전 규정은 1981년 제정됐다. 초기형 가압수형 원자로와 같은 구형 시스템에만 적용이 가능했다. 최근 개발되는 소형모듈원자로(SMR) 등에는 적용이 어려웠다. 조선업계는 “현재 규정이 해운업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첨단 원자로 기술 도입을 방해한다"며 개정을 꾸준히 건의했다.

이에 IMO는 기존 규정에서 벗어난 다양한 신형 원자로 기술을 포괄하는 규범 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SMR 등 첨단 원자로 개념을 반영하고 지난 50여년간 강화된 원자력 안전 및 위험관리 기준 등도 반영할 전망이다.

IMO 안전 규정이 개정되면 조선 및 원자력 산업 강국인 국내 기업들에 긍정적 영향 미칠 것으로 보인다. HD현대는 지난 2월 SMR 기술을 탑재한 1만5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설계 모델(사진)로 미국 선급협회의 개념 승인 받은 바 있다. 개념 승인은 특정 설계의 실현 가능성 확인 하고 기술적 결함 없는지 확인하는 절차다.

해양 플랜트 강자인 삼성중공업도 원자력연구원 등과 함께 해상 부유식 SMR을 개발하고 있다.최대 800메가와트(㎿)급 부유식 원전 설비 모델을 개발해 2028년에 상용화할 예정이다.

삼정KPMG에 따르면 글로벌 SMR 시장 규모는 2027년 10억4000만달러(약 1조4253억원)에서 2040년 3000억달러(약 411조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김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