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2학기 의대생 복귀 방안 모색"…의료계, 의정 갈등 해빙 기대감

입력 2025-07-03 12:54
수정 2025-07-03 12:55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첫 기자회견에서 의정 갈등 해소를 위한 '신뢰 회복'과 '대화'를 강조하면서 정부와 의료계의 공식 협의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의대생·전공의 복귀 방안을 정부 차원에서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복귀를 희망하는 현장에서는 긍정적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3일 청와대에서 열린 취임 한 달 기자회견에서 의정 갈등 해법을 묻는 질문에 "신뢰를 회복하고 대화를 충분히 하고, 또 적절하게 필요한 영역에서 타협해 나가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대화를 통한 갈등 해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어 "가능하면 2학기에 복귀할 수 있는 상황을 정부 차원에서 많이 만들어내야겠다"며 "정부가 바뀌며 긴장감과 불신이 조금 완화된 것 같다. 희망의 전조라면 복지부 장관 후보에 대해 의료단체가 환영 성명을 냈다. 희망적인 사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또한 "전 정부의 억지스러운 정책, 그리고 일방적 강행이 문제를 많이 악화시키고 의료시스템을 많이 망가뜨렸다"며 "국가적 손실도 매우 컸다. 빠른 시일 내에 대화하고 솔직한 토론이 필요하다. 복지부 장관이 빨리 임명되기를 기대한다"고도 말했다.

이번 발언은 이 대통령 취임 후 의정 갈등과 관련한 첫 공개 언급으로, 구체적 해법까지는 아니더라도 대화·타협의 메시지와 의대생·전공의 복귀 방안 마련 의지를 드러내면서 갈등 해소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최근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지명을 두고 의료계 단체들이 잇따라 환영 성명을 발표하고, 전공의 단체 대표도 강경파에서 대화파로 교체되는 등 해빙 기류가 조성된 상황이다.

의료계는 이날 이 대통령의 발언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공의 대표인 한성존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전 정부의 일방적이고 억지스러운 정책이 현재의 의료 혼란을 초래했다는 대통령의 발언에 공감한다. 이제야 진짜 대화가 가능한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태를 단순한 갈등으로 축소하지 않고 의료시스템의 정상화와 수련 환경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실질적이고 책임 있는 논의가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사직 전공의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문제 원인을 불신으로 지적한 것에 동의한다. 신뢰 관계 구축이 첫 번째이기 때문에 물꼬가 트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의대 증원으로 불거진 지난해 2월 의정 갈등 이후 의료계와 정부 간 공식 대화는 중단된 상태였지만, 최근 해빙 분위기에 힘입어 공식 또는 비공식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의대생과 전공의의 하반기 복귀를 위해서는 정부가 학사 유연화나 일부 특례를 통해 문을 열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학사 일정 등을 고려할 때 이달 중으로 방향을 정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

복지부 역시 최근 임명된 이형훈 2차관을 중심으로 해법을 모색 중이며, 새 장관 취임과 함께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대전협 비대위는 전날부터 9월 복귀를 위한 선결 조건 등을 회원들에게 묻는 설문조사를 시작하는 등 정부와의 대화를 위한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