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 뇌 수술 로봇 美진출 눈앞…사업 확장 본격화

입력 2025-07-03 10:33
수정 2025-07-03 11:04


3차원(3D) 반도체 검사 장비 시장 선두 주자인 고영테크놀러지(고영)의 뇌 수술 의료로봇의 미국 시장 진출이 눈 앞으로 다가왔다. 2016년 개발을 완료한지 9년 만에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까지 영역을 넓히는 것이다.

3일 고영에 따르면 이 회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침대 부착형 뇌수술용 로봇 '지니언트 크래니얼'이 7~8월 중 미국 병원에 처음으로 설치된다. 올해 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을 마친 지 6개월 만이다.

첫 설치 병원은 미국 내 신경외과 분야 유명 의료기관이다. 고영 관계자는 "지니언트 크래니얼이 전에 없던 수술 로봇인만큼 병원 측에서 수술단 시연, 의료진 교육, 계약 조건 검토 등 모든 절차를 신중히 조율해왔다"며 "설치 일정이 당초보다 조정됐지만 7~8월 중 설치 완료를 목표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고영은 3D 반도체 검사 장비 시장 세계 1위 기업이다. 이 같은 3D 측정 기술을 바탕으로 내비게이션, 로봇 시스템을 결합해 2016년 뇌수술용 로봇 '카이메로'를 개발했다. 지니언트 크래니얼은 카이메로의 글로벌 브랜드로, 기능을 개선한 장비다.

이 로봇은 환자의 의료 영상을 기반으로 의사에게 표적 위치와 경로를 안내한다. 세계 최초 침대 부착형으로 광학 센서를 통한 로봇의 실시간 위치 및 자세 추적이 가능해 정밀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뇌심부자극술, 생검, 피질전극삽입술 등 고난도 신경외과 수술에 활용된다.

2020년 세브란스병원에 도입된 이래 전국 9개 대형 병원에서 파킨슨병, 뇌전증 등 고난도의 뇌 질환 수술을 500건 이상 진행했다. 이를 통해 기존 10시간 넘게 걸리던 수술을 10분 내로 단축하는 등 성과를 보였다.

고영은 미국 시장을 시작으로 일본, 중국 등으로 수출 시장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고영에 따르면 지니언트 크래니얼이 활용될 수 있는 상급 신경외과 병원이 미국엔 1437개, 일본엔 1750개, 중국엔 2216개에 달한다.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에는 올해 1월 심사를 청구했고, 중국엔 4분기 중 신청 예정이다. 고영 관계자는 "현재까지 진행 상황을 보면 일본은 연내 승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허가 즉시 본격적인 영업 활동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