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박천휴 작가가 토니상 시상식 후일담을 전했다. 특히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도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박천휴 작가는 2일 방송된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 출연했다.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으로 브로드웨이를 사로잡은 박천휴 작가는 예술계 4대 시상식 중 하나인 토니 어워즈에서 6관왕의 쾌거를 올린 소회를 비롯해 치열했던 제작 과정과 성공 비결 등을 풀어놓았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뮤지컬 부문 10개 후보에 올라 작품상, 극본상, 음악상, 연출상, 무대 디자인상, 남우주연상까지 휩쓸며 6관왕 쾌거를 이뤘다. '어쩌면 해피엔딩'의 토니상 수상으로 대한민국은 미국 4대 예술상을 모두 석권한 최초의 비영어권 국가로 기록됐다. 뿐만 아니라 토니상에서 극본상, 음악상을 수상한 아시아인은 박천휴 작가가 최초였다.
박천휴 작가는 영화 '백 투더 퓨처', '트랜스포머', '쥬라기 월드' 시리즈를 기획하고, 'E.T', 'A.I' 등을 연출한 세계적인 거장이자 SF장르 흥행을 이끈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관람평도 전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어쩌면 해피엔딩'을 직접 본 후 박천휴 작가에게 편지를 보내왔고, 토니상 시상식 후에도 영상 통화를 통해 축하 메시지를 건넸다.
박천휴 작가는 "미래 한국 배경이 정말 매력적이었고, 미래 한국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첫 마디에 가장 감동했다"며 "그 순간부터 눈물이 나왔다. 안 울려고 내내 참으면서 이야기했다"라고 후일담을 전했다.
박천휴 작가는 '어쩌면 해피엔딩'을 포함해 14년 동안 윌 애런슨과 함께 창작 활동을 해오며 '윌휴 콤비'로 불리고 있다. 윌 애런슨은 이날 일정상 함께하지 못하고 영상 통화로 얘기를 나눴는데, "미국에서 표 구하기가 힘들 정도로 난리가 났다"면서 현지 반응을 전했다.
그러면서 '어쩌면 해피엔딩'의 관객 점유율이 103%라고 알려와 놀라움을 안겼다.
두 사람은 서로의 만남을 인생 최고의 '행운'으로 꼽으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윌 애런슨은 "휴(박천휴)와의 만남이 내 인생을 바꿨다"라며 "제 영감이 되고, 친구이자 선생님도 되어주는 존재"라고 꼽았다. 박천휴 작가도 "제 인생의 모든 행운을 윌을 만나는 데 다 쓴 게 아닌가 싶다"며 "저의 정체성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존재"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한편 '어쩌면 해피엔딩'은 인간의 돕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구형이 돼 외롭게 살아가던 로봇들이 서로를 마주하며 인간의 감정을 배우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미래 한국을 배경으로 했지만 브로드웨이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토니상까지 휩쓸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