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사이버 사고, 피해 최소화하려면 ‘전사적 컨트롤 타워’ 구축해야 [안진 클로즈업]

입력 2025-07-02 18:03
수정 2025-07-03 22:25
이 기사는 07월 02일 18:0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최근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랜섬웨어, 해킹 등 사이버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며, 사이버 보안이 기업 경영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핵심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사이버 침해사고는 2022년 1,142건에서 2023년 1,277건, 2024년에는 1,887건으로 해마다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24년 기준 개인정보 유출 신고 건수 역시 307건에 달하며, 이는 하루에 한 건 꼴로 사고가 발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전체적으로 보면 사이버 사고는 현재 하루 평균 5건 이상 발생하고 있으며, 사고당 평균 피해액은 67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사고는 단순한 기술적 문제가 아닌, 기업의 재무 건전성과 평판, 나아가 존속 가능성까지 위협하는 중대한 경영 리스크로 확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사고 초기 대응에 실패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업들이 사이버 사고 발생 시 겪는 주된 어려움으로는 피해 확산 범위와 원인 분석의 불확실성, 관계기관 신고 절차의 미숙, 외부 전문가 활용 판단의 어려움, 비즈니스 영향 범위 예측의 난해함, 그리고 언론 및 대외 커뮤니케이션 전략 부재 등이 지적된다. 이러한 사고 대응 지연은 결과적으로 2차 피해를 가중시킨다. 실제로 초기 대응이 늦어질 경우 추가 과징금, 악성코드 감염 확산, 내부 정보 유출 지속, 고객 이탈 증가 등 심각한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이버 사고 대응 컨트롤 타워(Control Tower)’ 구축이 필수적이다. 사고 대응 컨트롤 타워는 사고 발생 시 기업 내에서 전사적 대응을 총괄하는 조직으로, 원인 분석, 기관 소통, 재발 방지 전략 수립 등을 주도하는 핵심 체계이다. 이 컨트롤 타워는 사고의 원인과 규모를 신속히 파악하고, 감독기관 및 수사기관과의 소통을 주도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또한 재발 방지를 위한 전사적 업무 개선을 설계하고, 대외 커뮤니케이션을 일원화하는 핵심 허브 역할도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사고 유형별 전문가 즉시 투입 체계, 관련 법률 및 규제에 대한 실무 대응 역량, 기술 분석 및 포렌식 능력, 대 언론 커뮤니케이션 전략 역량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야 한다. 여기에 더해, 기업의 비즈니스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해당 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 내부 통제체계 개선 경험, 효과적인 의사결정 구조, 장기적 프로젝트 관리 역량까지 뒷받침되어야 한다.

사고가 인지된 후 구성된 컨트롤 타워는 사고 분석(사고 유형 및 규모 파악), 대응 전략 수립, 긴급조치 (격리 & 복구 등), 상세 원인 분석, 재발방지 방안 수립, 개선 모니터링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각 단계에서 적절한 보고체계, TF 인력운영, 대외 기관 및 언론 대응, 법적 리스크 검토 등을 모두 고려하게 된다.

과거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기밀 정보 노출, 법적 분쟁 등의 사이버 위기 상황에서 컨트롤 타워 중심의 일관된 대응 전략을 통해 신속한 복구와 이미지 회복에 성공한 사례들이 존재한다. 한 예로, 모 기업은 퇴사자에 의해 중요한 기술 문서가 대량 유출된 사건을 겪었다. 기업은 이와 같은 사이버 사고를 인지한 즉시, 전사적인 컨트롤 타워를 구성했다. 컨트롤 타워는 일정 기간 퇴사자들의 데이터 보존 및 분석을 통해 증거를 확보하고, 추가 유출을 차단하는 한편, 영업비밀 침해에 대한 법적 소송을 준비하고 비즈니스 피해 규모를 산정하였다. 아울러 감독기관 및 조사 당국과도 적극적으로 협조하였다. 이 같은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 덕분에 해당 기업은 소송에서 승소하였고, 상당한 규모의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

사이버 보안은 이제 단순한 IT 이슈가 아닌 전사적 경영 과제이자 생존 전략의 핵심 요소로 인식되어야 한다. 컨트롤 타워 기반의 사이버 사고 대응 체계는 단기적 피해 통제를 넘어, 조직의 리질리언스(Resilience) 강화와 고객 신뢰 확보, 나아가 기업의 비즈니스 연속성 확보를 가능하게 하는 전략적 수단이 될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기업들이 사이버 사고에 대한 인식을 재정립하고, 선제적이고 통합적인 리스크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