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동안 4500명 사망할 수도…" 역대급 기후 위기 '경고'

입력 2025-07-02 17:08
수정 2025-07-02 17:21

유럽을 덮친 역대급 폭염 때문에 나흘간 수천, 수만 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전문가 경고가 나왔다. 유럽 각국이 긴급조치에 나서지 않을 경우 수만 명이 사망에 이를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1일(현지시간) 미국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에 따르면 WHO(세계보건기구)의 기후변화·보건 전문가 마리솔 이글레시아스 곤잘레스는 유럽 각국이 이번 기상 상황에 긴급한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수만 명이 불필요한 죽음에 이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유럽 일부 국가의 기온이 섭씨 40도를 넘어서면서 노약자를 중심으로 온열질환, 탈진, 지병 악화 등의 인명 피해가 커질 가능성도 말했다.

곤잘레스는 "더 이상 폭염이 발생하느냐 아니냐가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폭염이 오랫동안 지속될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가시화하면서 폭염은 더 이상 극단적 현상이 아닌 '뉴노멀'로 자리 잡았다고 밝혔다.

런던 위생열대의학대학원의 통계학자 피에르 마셀로도 유럽을 덮친 폭염으로 지난달 30일에서 이달 3일까지 나흘간 4500명 이상의 초과 사망(excess death·통상 수준을 초과해 발생한 사망자 수)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전문가들은 기후변화가 이미 통제 불능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지구촌 기상 현상이 '미지의 영역'에 들어선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WHO에 따르면 올해 초 발표된 유럽 도시 854곳의 폭염 관련 사망자 발생 현황 분석 결과를 보면 매년 17만5000명 이상이 폭염의 직간접적인 영향으로 사망했다.

WHO는 물을 더 많이 마시고, 한낮에 햇빛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고, 방을 환기하고 시원하게 하는 간단하지만 중요한 조치를 따르라고 조언했다. 특히 노인, 어린이, 임산부, 만성 질환이 있는 사람, 항우울제나 혈압약과 같이 체온 조절에 영향을 미치는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은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유럽 주요 도시는 이번 주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이번 주 파리 기온은 36℃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며, 프랑스 남부 일부 지역은 40℃에 달할 전망이다. 프랑스 정부는 84개 지역에 폭염 경보를 내렸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