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 02일 16:0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올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판교 테크원타워' 입찰에 국내외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다. 하반기에는 을지로 '시그니쳐타워', 서울역 '서울스퀘어' 등 대형 오피스 매각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우량 자산을 선점하려는 투자자들의 인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전날 진행한 판교 테크원타워 입찰에 캡스톤자산운용, 케펠자산운용, 크리에이트자산운용·콜버그앤크래비스로버츠(KKR), 카카오뱅크·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 스마일게이트, 싱가포르투자청(GIC), 한국토지신탁 등 국내외 투자자와 기업들이 대거 참여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원매자들을 상대로 이달 중 딜 인터뷰 등을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하반기 내에 매매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2021년 10월 준공된 판교 테크원타워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534에 있다. 지하 7층~지상 15층, 연면적 19만7000㎡ 규모의 초대형 오피스 빌딩으로 판교 일대의 랜드마크 자산으로 꼽힌다. 현재 네이버, 카카오뱅크, 현대자동차 등이 장기 임차 계약을 맺고 있어 수익 흐름이 안정적인 것도 장점이다.
판교 테크원타워는 판교 알파돔시티 프로젝트 사업지 내 6-2블록에 조성됐다. 이 프로젝트는 신분당선 판교역 일대에 대규모 상업·주거시설과 오피스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2007년부터 민관 합동으로 추진됐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비롯해 주요 정보기술(IT) 기업이 입주한 판교역 인근 오피스 빌딩이 이 프로젝트를 거쳐 완성됐다.
당초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네이버와 손잡고 판교 테크원타워에 투자했으나, 네이버는 2023년 판교 테크원타워 수익증권 45.08%를 싱가포르투자청(GIC)에 매각했다. 이 자산을 담고 있는 펀드의 만기는 2027년으로 아직 약 2년 남았지만, 포트폴리오 조정을 위해 선제적으로 매각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판교 테크원타워의 매도 가격은 3.3㎡당 3000만원 초반대로 총매각가는 1조8000억~2조원대로 예상된다. 자기자본만 7000억원 이상 마련해야 하는 만큼, 매도인 측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원매자들의 자금 조달 계획을 면밀히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 판교 권역의 핵심 오피스 자산을 인수하려는 전략적·재무적 투자자들의 인수 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올 하반기에는 주요 업무 권역에서 대규모 상업용 부동산 자산 거래가 이어질 예정이다. 이달 중순에는 이지스자산운용이 매각하는 서울 을지로 시그니쳐타워 입찰이 진행된다. 지상 17층, 연면적 9만9997㎡ 규모의 신축 대형 오피스 빌딩으로, 금호석유화학그룹이 본사 사옥으로 쓰고 있다. 예상 매각가는 3.3㎡당 3000만원 중반대로, 총 인수 가격은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이달 중 테헤란로에 인접한 오피스빌딩 'AP타워'(옛 더피나클역삼)와 인근 상업용 건물 두 개에 대한 입찰에 나선다. 이들 건물들의 총 대지면적은 약 1948㎡로, 테헤란로 일대에서는 드물게 연면적 3만㎡ 이상 신규 오피스를 조성할 수 있는 부지를 확보할 수 있어 국내외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1조원 초반대 몸값이 거론되는 서울역 앞 랜드마크 오피스 서울스퀘어도 매각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자산을 보유한 ARA코리아자산운용은 최근 공동 매각 주관사로 JLL코리아와 세빌스코리아를 선정하고, 연내 딜 클로징을 목표로 마케팅을 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준공을 앞둔 서울 인사동 'G1 오피스'를 개발하는 랜스퍼트AMC 역시 연내 선매각을 목표로 투자자를 찾고 있다. 매각 희망 가격은 3.3㎡당 4000만원대 초반으로, 총 약 1조50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