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1시간, 5200만시간 가치…권력은 파초선, 세상 뒤집어져"

입력 2025-07-01 17:38
수정 2025-07-02 01:19

“여러분의 1시간은 5200만 시간의 가치가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4일 취임 이후 공직자들을 상대로 입버릇처럼 한 말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시절부터 공직자의 자세에 대해 언급해 왔다. 공직자 한 명이 어떻게 일을 하느냐에 따라 국민의 삶이 완전히 바뀐다는 판단에서다. 이 대통령은 지난 정부에서 임명된 장차관들과 회의할 때도 “여러분 손에 5200만 국민의 삶이 걸려 있다는 책임감을 가져라”는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 전 정부 고위 공직자가 자칫 느슨해질 수 있는 것을 우려해 이들에게 임기가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할 것을 주문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달 24일 국무회의에서 중국 고전 서유기에 나오는 부채 ‘파초선’을 거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대통령은 “파초선은 한 번 부치면 천둥 번개가 치고, 두 번 부치면 태풍이 불고 폭풍우가 오고 세상이 뒤집어진다”며 “권력이 그런 것 같다. 공직자들이 어떤 태도로 어떻게 업무를 하느냐에 따라 정말 다른 결과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국정 운영의 키워드는 ‘수요자 중심 행정’이다. 정책 입안자는 자칫 공무원의 시야와 논리에 빠지기 쉬운 만큼 정책의 방향성과 근본을 돌아보라는 취지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국무위원에게 “정책 수요자의 입장을 물어보고 결정하는 건 일방 통보하는 것과 수용성이 완전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공무원을 ‘대리인’으로 정의한다. 공무원은 주권자인 국민을 위해 일하는 ‘공복(公僕)’이라는 게 이 대통령의 기본 인식이다. 대통령 역시 ‘대표 머슴’이지 권력자가 아니라고 대선 유세 때부터 여러 차례 강조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