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계서 쓴소리 나왔다…김종혁 "나경원 '피서 농성' 한심"

입력 2025-06-30 14:51
수정 2025-06-30 16:08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 철회 등을 촉구하며 국회 본청에서 농성 중인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친한(친한동훈)계에서 '웰빙 농성'이라는 취지의 비판이 나왔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30일 페이스북에서 "나 의원이 김 후보자 지명 철회 등을 요구하며 국회에서 나흘째 철야 농성 중"이라며 "어지간하면 고생한다고 하고 싶은데, 아무래도 영 찜찜하다. 도대체 이걸 싸움이라고 하는 건지, 그리고 싸움도 이런 식으로밖에는 할 수 없나?"라고 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넓고 쾌적한 국회 본청에서 최고급 같은 텐트 치고, 김밥과 스타벅스 커피 드시면서, 화장 여부는 모르겠지만 평소와 다름없는 얼굴로 화보 찍듯 활짝 웃고, 손 선풍기 앞에 놓고 책 읽고 있는데, 국민들이 이걸 농성이라고 생각할까"라며 "로텐더홀은 일반 국민들은 출입하기 힘든 곳이니 거기서 텐트 치고 먹을 거 먹으며 1박 경험하라면 입장료 비싸도 지원자 미어터지겠다는 생각에 쓴웃음이 났다"고 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나 의원은 '피서 왔냐'는 비판이 이어지자 '이재명은?' 하면서 반박했다고 한다.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의 '출퇴근 농성'에 대해선 나도 열심히 비판했지만, 이른바 '피서 농성'은 솔직히 더 한심해 보인다"며 "김 후보자는 결격사유 투성이지만, 국민의힘은 거기에 맞서 제대로 효율적으로 싸웠나. 상대방이 꼼짝 못 하게, 국민들 속 시원하게,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게 공격했냐"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건 제대로 못 해놓고 버스 떠난 뒤 손 흔들 듯, 쌍팔년식 투쟁 방식으로 그나마 농성자의 고통과 결의가 전혀 느껴지지도 않게 싸움하는 시늉을 하고 있으니, 한심하지 않을 수 있냐"며 "나 의원은 이제 텐트를 걷길 바란다. 아니면 로텐더홀이 아니라 뙤약볕 내리쬐는 국회 건물 밖에서 농성하든가. 보여주기식 정치, 이제 정말 그만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앞서 나 의원은 지난 27일 김 후보자 지명 철회 및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직 반환을 촉구하며 국회 본청에서 농성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웰빙 김밥 먹고, 스벅(스타벅스) 커피 마시고, 덥다고 탁상용 선풍기 틀고… 캠핑 같기도 하고, 바캉스 같기도 하다"(박홍근 의원) 등 '웰빙 농성'이라는 취지의 지적이 나왔다.

나 의원은 이런 비판에 "김밥, 철야농성이 바캉스라면, 이재명 출퇴근 웰빙 단식 쇼는 뭐였나"며 "후쿠시마 오염수 선동으로 출퇴근 웰빙 단식하며 대놓고 음식을 먹으며 국민을 조롱하던 이재명 민주당의 위선이나 제대로 돌아보라"고 반박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