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경희대학교 캠퍼스타운 스타트업 CEO] 비지를 업사이클링한 식물성 디저트 브랜드를 운영하는 ‘디칠링’

입력 2025-06-30 14:27
수정 2025-07-01 11:12


디칠링은 비지를 업사이클링한 식물성 디저트 브랜드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김성헌 대표(27)가 2023년 7월에 설립했다.

“건강 문제로 일반 디저트를 즐길 수 없는 사람들의 소외감에서 출발했습니다. 제 친할머니께서 당뇨 진단 후 가족 모임에서 디저트를 함께 나누지 못하고 멀찍이 떨어져 지켜만 보셔야 했던 모습이 가슴 아팠습니다. '너희들 맛있게 먹어라'라고 하시는 미소 뒤에 담긴 소외감을 보며, 음식이 단순한 영양 공급이 아닌 소통의 매개체임을 깨달았습니다."

디칠링은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포용적 디저트'를 목표로 하여 활용도가 낮은 식품 원물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푸드 업사이클링 스타트업이다. 건강식 디저트 첫 번째 프로젝트로 씹기가 편하고 다양한 맛 표현이 가능하며 영양성분 내용을 보다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제품인 비지 저당 고단백 아이스크림을 개발해 시장 검증을 진행 중이다.

김 대표는 "두부 제조 과정에서 얻어지는 비지의 풍부한 영양소에 주목해 저당 고단백 아이스크림을 개발했다"며 "일반 아이스크림 대비 당 함량을 93% 줄이고(100g당 1.5g), 단백질 함량은 300% 높인(100g당 12g) 혁신적인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비지는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천연 영양소원입니다. 당사의 특허 출원 중인 전처리 기술로 비지 고유의 맛과 향은 중성화하면서 핵심 영양성분은 그대로 보존했습니다. 또한 천연 감미료를 사용해 인공적인 단맛 없이 자연스러운 풍미를 완성했습니다."

제품은 컵형(474ml)과 스틱형(80ml×5 개입) 두 가지 형태로 개발했으며, 시제품 테스트와 소비자 피드백을 통해 제품을 지속해서 개선하고 있다.

아이템의 경쟁력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건강과 맛의 균형이다. 일반 아이스크림의 단점인 ‘높은 당 함량’과 다이어트 아이스크림의 단점인 ‘영양 부족’을 모두 해결했다. 비지의 식이섬유는 당 흡수 속도를 조절해 혈당 스파이크를 방지하고, 12g의 고단백 함량은 근육 유지와 성장에 도움을 준다.

둘째, 지속가능한 순환경제 모델이다. 연간 10만톤 이상 과잉 생산되는 비지를 고부가가치 식품으로 재탄생시켜 환경 부담을 줄인다. 두부 제조업체는 처리 비용을 절감하고, 농가는 콩 수요 증가로 소득이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셋째, 시장 차별성이다. 기존 단백질 아이스크림 대부분이 동물성 유청단백질을 사용하는 반면, 디칠링 제품은 100% 식물성이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더 넓은 소비자층에 접근할 수 있다.

“시장 검증 단계로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자 접점을 만들고 있습니다. 작년 9월 용산아이파크몰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해 2주간 312개의 아이스크림을 선보였습니다. 맛 만족도 4.2/5점, 재구매 의향 91%라는 긍정적 피드백을 얻었습니다.”

김 대표는 혁신적인 하이브리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밝혔다.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을 통해 건강 트렌드를 주도하는 2030 소비자들에게 직접 접근하고자 합니다. QR코드 마케팅 시스템을 설치해 고객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수집하며, 이를 통해 제품 개선과 마케팅 의사결정을 데이터 기반으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제품은 B2B로 판매하되 소비자 데이터는 D2C처럼 직접 확보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구현하고자 한다"며 "이를 통해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면서도 고객과의 직접적인 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B2B 시장도 전략적으로 공략한다. 당뇨 환자가 많은 실버타운, 단백질 수요가 높은 피트니스센터, 당뇨 클리닉 등 건강 관리가 필요한 특수 타겟층이 밀집된 곳을 중심으로 납품 계약을 진행 중이다. 현재 부산 지역 실버타운 1곳, 헬스장 2곳과 입점 예비계약을 논의하고 있으며, 향후 건강식품 전문 플랫폼과 프리미엄 마트로 유통망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디칠링은 Pre-Seed 단계로, 시제품 개발과 초기 시장 검증을 위한 자금은 개인 자금과 정부 지원사업으로 충당하고 있다. 투자 유치 계획은 단계적으로 접근할 예정이다.

“6개월 내에 엔젤투자자로부터 3,000만원 규모의 초기 투자를 유치해 생산 안정화와 브랜드 구축에 활용할 계획입니다. 이후 1년 내 시드 투자 1억원을 목표로 판매처 30곳 이상 확보와 월 매출 3,000만원이라는 검증 데이터를 만들어갈 것입니다. 농협과 한국식품클러스터에서 진행한 푸드테크 특화 프로그램을 통해 1,500만원의 지원금을 확보했으며, 현재는 부산기술창업투자원,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 경희대학교 캠퍼스타운 등을 통해 자금과 인프라 지원을 받으며 제품과 사업을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투자금은 생산 설비 확충, 마케팅, 핵심 인력 채용에 사용될 예정입니다.”

김 대표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을까. “창업의 직접적인 계기는 할머니의 당뇨 진단이었습니다. 항상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던 할머니께서 당뇨 진단 후 디저트를 포기하게 됐고 이로 인해 가족 간식 시간에서 소외되는 모습을 보며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건강한 디저트’에 대한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호텔리어와 사회복지사로 일하며 많은 당뇨 환자와 노인들이 디저트를 포기하는 현실, 그리고 동시에 버려지는 비지의 영양학적 가치를 알게 되면서 이 두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아이템을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창업 후 김 대표는 “가장 큰 보람은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 특히 ‘드디어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아이스크림을 찾았다’는 당뇨 환자들의 피드백”이라며 “농식품테크박람회에서 만난 한 60대 고객이 시식 후 눈물을 보이며 ‘10년 만에 마음 편히 아이스크림을 먹어봤다’고 말했을 때 사업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비지를 제공해주는 두부 공장 대표가 ‘처리비용을 절감하면서 새로운 수익판로를 열어줘서 고맙다’고 한 말에도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비지의 숨겨진 가치를 재발견하고, 이를 영양가 있는 제품으로 만들어 사회적, 환경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한다는 점이 가장 큰 동기부여가 됩니다. 무엇보다 초기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받은 긍정적 반응들이 이 사업의 가능성과 나아갈 방향을 명확하게 확인시켜 주고 있습니다. 이런 순간들이 모여 더 많은 사람에게 함께 즐길 수 있는 건강함을 전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계속 나아가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김 대표는 “단기적으로는 제품 라인업을 컵형 2종, 스틱형 3종으로 확정하고 HACCP 인증을 완료해 안정적인 생산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며 “부산 지역 판매처 10곳 이상 확보와 월 매출 1,000만원 달성이 첫 번째 목표”라고 말했다.

“1~2년 사이 전국 유통망 구축과 제품군 확장을 준비할 것입니다. 비지를 활용한 프로틴 바, 스무디 등으로 제품 라인을 확대하고, 월 매출 5,000만원, B2B 계약 30곳 이상을 목표로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비지를 활용한 식품 기술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합니다. 기술 라이센싱과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해 글로벌 푸드업사이클링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국내 10만톤 이상 발생하는 비지의 10% 이상을 식품으로 재활용하여 연간 5,000톤의 탄소 배출량 감소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무엇보다 ‘건강과 환경, 두 가치를 모두 담은 식품’이라는 비전 아래, 식품 산업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는 선도기업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디칠링은 아이템을 인정받아 경희대학교 캠퍼스타운 입주기업에 선정됐다. 경희대학교 캠퍼스타운 사업은 대학과 지역이 협력해 대학 인근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설립일 : 2023년 7월
주요사업 : 비지바이오 기술 적용 혈당케어 식이섬유 단백질 디저트(아이스크림)
성과 : 서울창업허브 키친인큐베이터 참여, 자체 레시피 개발 및 MVP 테스트 98% 만족도 확보, 20회 시식회 진행,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외식중앙회 푸드테크 프로그램 참가, 농식품 테크 박람회, 용산 취창업 박람회 부스 참가, 용산아이파크몰 팝업스토어 운영(312개 판매, ss고객 만족도 4.2점/5점), 비지 전처리 공법 특허 출원 진행 중, 두부 제조업체 2곳과 비지 공급 MOU 체결, 부산 지역 실버타운 1곳, 헬스장 2곳 입점 예비 계약 협의 중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