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는 7월 ‘이달의 생태관광지’로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에 위치한 ‘강릉 가시연습지·경포호’를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가시연꽃이 서식하는 이곳은 수려한 자연경관과 역사·문화유산이 어우러진 대표적인 생태관광 명소로 손꼽힌다.
강릉 가시연습지는 1970년대 식량 증산을 위한 농경지 개간으로 생태계가 훼손됐지만, 환경부가 2006년부터 약 7년에 걸쳐 ‘경포호 생태하천복원사업’을 추진하면서 유수지와 야생생물 서식처를 겸비한 건강한 습지로 탈바꿈했다. 이곳은 2014년 12월 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됐으며, 현재는 가시연꽃을 비롯해 각시수련, 조름나물, 수달 등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생태 보고다.
특히 7월은 평소 쉽게 볼 수 없는 보랏빛 가시연꽃이 개화하는 시기로, 수온과 일조량 등 까다로운 조건이 충족될 때만 꽃이 피는 진귀한 장면을 목격할 수 있다. 가시연습지·경포호 일원에서는 사전 신청자에 한해 생태해설사와 함께하는 탐방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현장 방문자도 방문자센터를 통해 간단한 해설을 예약 없이 들을 수 있다. 습지를 가로지르는 나룻배 체험도 제공돼 생태학적 흥미와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경포호는 ‘거울처럼 맑은 수면’을 뜻하는 이름처럼 고요한 풍광을 자랑한다. 이 호수는 조선 중기 문인 정철이 「관동별곡」에서 노래한 경포대와 더불어 관동팔경의 으뜸으로 꼽히며, 특히 달맞이 명소로 유명하다. ‘하늘·바다·호수·술잔·연인의 눈에 비친 달’ 등 다섯 개의 달을 찾는 체험은 경포대를 찾는 방문객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한다.
지역 내에는 유서 깊은 문화유산도 풍부하다. 국가유산보물 제165호인 오죽헌은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의 생가로, 검은 대나무가 우거진 주위 풍경과 더불어 조선 중기 사대부 가옥의 건축 양식을 엿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율곡기념관과 강릉화폐전시관도 함께 관람할 수 있어 문화체험도 가능하다.
국가민속문화재 제5호인 선교장은 300여 년간 원형을 간직한 99칸짜리 전통 가옥으로, 사대부의 삶의 공간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방문객들은 소나무 숲길을 따라 선교장의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으며, 전통 한옥에서 숙박을 체험하며 조선시대의 정취를 느껴볼 수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강릉 가시연습지·경포호는 생물 다양성과 문화적 자산이 잘 어우러진 지역으로, 생태관광을 통해 자연과 문화의 가치를 함께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