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AI 대전환으로 세계 1등 무조건 해내야…독하게 몰아칠 것"

입력 2025-06-29 18:34
수정 2025-06-30 01:04

구윤철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29일 “인공지능 대전환(AX)을 통해 한국에서 세계 1등 분야가 여럿 나올 수 있도록 독하게 몰아치겠다”며 “대한민국을 다시 한번 ‘그레이트 코리아’로 만드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 후보자는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경제혁신의 기본방향은 대한민국을 주식회사처럼 경영하는 ‘주식회사 대한민국’ 건설”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어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진짜 주주는 국민이고 공무원은 핵심 사원”이라고 덧붙였다. ◇“혁명적 수준의 체제 전환 필요”1988년 32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구 후보자는 기재부 예산실장과 2차관을 지낸 재정·예산 전문가다. 정부 안팎에서 신망이 두터워 이재명 정부 출범 당시부터 차기 기재부 장관 1순위로 거론됐다. 문재인 정부 시절엔 국무조정실장을 맡아 최장수 재임 기록(2년1개월)을 세웠다. 이 때문에 부처 간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데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국가 재정은 물론 정책 전반에 대한 높은 전문성을 토대로 대한민국 성장의 길을 찾을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구 후보자는 지난해 11월 출간한 저서 <레볼루션 코리아-대한민국 대혁신 실행전략 11>에서 “‘추격경제’ 방식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의 생존 전략이 위태로워지고 있다”며 “개혁이 아니라 혁명적 수준의 체제 전환이 필요하다”고 썼다.

이날 통화에서도 “세계 10대 경제권 같은 중상위권 유지 전략이 아니라 ‘세계 1등’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세계 1등 제품과 1등 서비스, 1등 인재를 통해 글로벌 1등이 되기 위해 진짜 독하게 몰아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구 후보자는 이날 서울 예금보험공사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도 “혁신 성장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키우고 세계 1위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돈을 많이 벌어오면 국민이 복지 혜택을 받는 것이 주식회사 대한민국”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로 3년째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세수 결손과 관련해서도 “초혁신 경제로 파이를 키워 세금이 많이 들어오는 구조를 만든 뒤 국민에게 드리겠다”며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세금을 올리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확장 재정과 관련해선 “예산에 대해 확장이냐, 긴축이냐 하는 부분은 사실 본질적인 내용을 보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예산·재정은 기조보다는 성과적인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인구문제, 국가가 보육 책임져야”구 후보자는 최우선 정책 과제로 인공지능(AI) 경제혁신을 꼽았다. 그는 통화에서 “AX를 통해 정부와 기업, 국민이 모두 AI 경제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AI 경쟁력이 미국과 중국에 뒤처진 데 대해서는 “대규모언어모델(LLM)에 국한된 이야기”라며 “‘피지컬 AI’와 같이 현실 경제에 AI를 적용하는 분야는 반도체, 기계, 화학, 조선 등 모든 영역의 산업 인프라를 갖춘 한국이 가장 잘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피지컬 AI는 로봇, 드론, 자율주행차와 같이 장치에 AI를 적용해 실제 환경에서 작동하는 AI 시스템을 말한다.

인구 문제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는 아이만 낳으면 국가가 키워주는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며 “인구 문제는 여러 부처에 걸쳐 있는 만큼 관계 부처와 협의해 다양한 정책의 장단점을 따져볼 것”이라고 말했다.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에 대비해 행정구역을 초광역권 경제권으로 전환하고 시·군·구 지방의회를 폐지하는 정부 효율화도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5극 초광역권 재편과 읍·면·동 체제 개편 등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생활물가 안정과 여름철 재난재해 대비 등 민생경제를 회복시키고 대미관세 협상을 치밀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 구윤철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1965년 1월 경북 성주군 출생 △대구 영신고, 서울대 경제학과 △행정고시 32회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2차관 △문재인 정부 국무조정실장 △서울대 경제학부 특임교수

정영효/이광식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