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관투자가들이 3000억원의 투자손실을 본 미국 ‘더드루 라스베이거스 리조트 프로젝트’와 관련해 증권사들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줄줄이 패소했다. 법원은 투자자들이 증권사들로부터 리스크를 충분히 고지받고 투자를 실행했다고 판단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31부(부장판사 남인수)는 MG손해보험, 현대차증권 등 7개 회사가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등을 상대로 제기한 920억원 규모의 부당이득금 소송에서 지난달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 재판부는 같은 쟁점으로 일성신약 등이 두 증권사를 상대로 낸 230억원 규모 부당이득금 소송에서도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원고들은 모두 항소해 사건은 서울고등법원으로 넘어갔다.
국내 기관들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3조원 규모 대형 복합 리조트를 짓는 ‘더드루 프로젝트’에 3000억원을 투자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시행사 위트코프가 채무불이행을 선언하면서 투자금이 모두 손실 처리됐다. 문제는 시행사가 선순위 채권자에게 부동산 소유권을 양도하는 것으로 돈을 갚는 DIL(deed in lieu)이 실행됐다는 점이다. 선순위 투자자인 JP모간 등은 호텔 소유권을 받고 처분했지만 중순위 채권자였던 국내 투자자는 투자금을 일절 돌려받지 못했다.
국내 기관들은 2021년 증권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DIL 관련 조항과 위험성을 고지받지 못했고, 담보인정비율(LTV)이 25.7~34.3%에 불과한 안전한 상품이라고 속아 투자했다고 주장했다. 증권사 측은 “투자제안서(IM)를 통해 충분히 설명했고,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투자 위험이 현실화된 것뿐”이라고 맞섰다.
1심 법원은 증권사 측 손을 들어줬다. 투자자 측이 위험성을 충분히 인식했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미래에셋 측이 원고들에게 제공한 IM에는 ‘부동산 경기 하락 등으로 원금 회수 위험이 있다’고 명시적으로 기재됐다”며 “전문투자자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법원은 미래에셋 측이 DIL 조항을 숨기고 펀드를 판매했다는 의혹으로 고소(사기)된 사건에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 혐의 없음(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처분하고, 서울고검이 항고 기각한 점도 함께 언급했다.
박시온/황동진 기자 ushire90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