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의혹과 관련해 내란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조은석)의 출석 요구에 응해 지난 28일 첫 대면조사를 받았지만 추가 소환 일정을 두고 특검과 다시 갈등을 빚고 있다. 특검의 추가 소환 일정 통보에 윤 전 대통령 측이 “7월 3일 이후로 일정을 조정해달라”고 요청해 30일 2차 조사는 사실상 어려워졌다. ◇‘반쪽’ 대면 조사…추가 소환 불가피내란 특검은 윤 전 대통령 측에 30일 오전 9시 2차 출석을 통지하고 체포 방해 및 비화폰 기록 삭제 혐의는 물론 비상계엄 전후 국무회의 의결 과정, 국회의 계엄 해제안 의결 방해, 외환 혐의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29일 밝혔다. 28일 소환에선 윤 전 대통령이 ‘불법 체포를 지휘했다’고 주장한 박창환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장(총경)의 참여에 반발해 조사가 5시간밖에 이뤄지지 못한 만큼 준비한 신문을 모두 끝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특검은 비상입법기구 쪽지 등 계엄 관련 문건 전달 경위,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등 내란 관련 의혹이 방대한 만큼 대면 조사를 통해 윤 전 대통령의 진술을 최대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명분을 만들기 위해 무인기를 평양 상공에 띄우거나 오물 풍선의 원점 타격 등을 통해 북한 도발을 유도하려고 했다는 외환 혐의도 사실관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검은 1차 대면 조사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날 오후 약 4시간 동안 이뤄진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외환 혐의와 관련한 일부 진술을 받아냈다. 비상계엄 전후 국무회의 의결 과정과 관련한 사실관계 일부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환 혐의의 핵심으로 꼽히는 ‘북한 도발 유도’ 정황 질의는 시간 부족으로 사실관계 확인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尹 측 “7월 3일 이후 출석하겠다”윤 전 대통령의 추가 소환 조사가 순탄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조사 일정은 7월 3일 이후로 조정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30일로 예정된 소환 일정 변경을 요청했다. 변호인단은 입장문을 통해 “28일 1차 조사가 끝난 지 이틀 만에 다시 소환하는 것은 피의자의 신체적·정신적 부담은 물론 방어권 침해 소지도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 조사에 대한 입장 차도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특검은 내란 혐의 수사를 장기간 이끌어온 박 총경의 수사 참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윤 전 대통령 측은 ‘불법 체포를 지휘했다’며 박 총경의 신문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비교적 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던 검찰 주도 조사부터 우선 진행하기 위해 신문 순서와 조사 전략을 내부적으로 재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명백한 수사 방해 행위에 법적 책임은 물론 징계 책임까지 함께 물을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 추가적인 파행을 막기 위한 강경 대응에 나섰다. 윤 전 대통령 측이 1차 소환 조사 때 경찰 수사를 거부하자 “수사 거부가 계속될 경우 변호사협회에 변호인단 징계를 청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박지영 특검보는 “내란특검법에는 수사를 방해할 경우 처벌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며 “허위 사실 유포 등 노골적인 방해 행위엔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