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원전인 고리 1호기가 해체 절차에 들어감에 따라 원전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다. 한국에서 원전 해체 경험을 쌓은 국내 기업이 500조원 규모의 세계 원전 해체 시장에 본격 진출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지난해 6년 만에 국내 원전 건설이 재개된 데 이어 향후 국내외 신규 발주가 잇따를 예정이어서 K원전의 공급망이 쌍끌이 낙수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코스닥시장에서 대표적 원전 해체 종목으로 꼽히는 비츠로테크는 전날보다 12.3% 오른 9600원에 마감했다. 방사성 액상 폐기물 처리 기술을 보유한 이 기업의 주가는 한 달간 21.4% 상승했다. 방사선 안전관리 업체인 오르비텍의 1개월 상승폭은 90.6%에 달한다. 같은 기간 원자력 계측제어설비 기업인 우진엔텍과 원전 폐기물 저장장치를 생산하는 대창솔루션은 각각 57.5%, 54.9% 뛰었다.
고리 1호기에 이어 월성 1호기 등 국내 노후 원전 해체가 본격화하면 한국 기업이 기술력을 축적해 해외 진출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50년까지 588기의 원전이 영구 정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2050년께 원전 해체 시장 규모는 50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신규 원전 수주 기대도 크다. 세계원자력협회는 2040년까지 107기의 신규 원전이 상업운전을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신한울 3·4호기를 시작으로 국내 신규 원전 발주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원전 부품 공급사의 실적도 개선되는 추세다. 발전소 부품 제조사인 비에이치아이의 올 1분기 매출은 13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원전 부품·용역회사인 수산인더스트리의 매출은 10%가량 증가했다.
박진우/선한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