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6월 27일 16:0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인 수산화리튬을 제조하는 이녹스리튬이 3000억원 유치를 앞두고 있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녹스리튬은 300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조만간 마무리한다. 앞서 지난 4월 이녹스리튬의 모회사 이녹스첨단소재는 유상증자를 통해 이녹스리튬에 600억원 가량을 출자한 바 있다. 투자금은 이녹스리튬의 수산화리튬 제조공장 구축에 투입된다. 이녹스리튬은 모회사의 투자와 외부 자금까지 합쳐 3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게 목표다. 투자 유치는 클로징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각 투자자들은 내부 투자심의위원회 승인을 진행 중이다. 투심위를 통과하면 본계약 체결 및 납입 절차로 이어질 예정이다.
이번 투자에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금융기관, 벤처캐피털(VC) 등 16곳이 참여했다. 회사의 성장 가능성 뿐 아니라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복수의 투자자가 몰렸다는 후문이다. 산업은행, KB증권, 우리PE자산운용 노앤파트너스 등이 투자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투PE) KB자산운용도 주요 투자자로 참여할 계획이었으나 최종적으로는 참여하지 않게 됐다. 클럽딜 형식임에도 규모가 작지 않아 주요 투자자들은 수백억원의 투자금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자 유치는 기업가치 2400억원 수준에서 이뤄졌다. 초기에는 상환전환우선주(RCPS) 형태의 발행이 유력했지만, 보통주로 조달 방식이 변경됐다. 다만 일정 기간 내 자회사가 상장을 마치지 못할 경우, FI들이 연 7% 수익률로 지분을 모회사에 되팔 수 있는 조건(풋옵션)이 포함됐다. 모회사가 일정 수준의 회수 책임을 지는 구조로 투자 안정성을 확보한 것이다.
이녹스리튬은 2019년 9월 이녹스첨단소재의 자회사로 설립돼, 수산화리튬의 제조·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이차전지 소재 기업이다. 충북 오창에 2만4000평 규모의 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가동을 앞두고 있다. 다만 아직 양산에 들어가지 못한 상태로, 수익 기반이 없어 외부 투자 유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85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수산화리튬은 전기차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와 수명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핵심 소재다. 하지만 현재 리튬 생산과 정제가 중국 등 일부 국가에 집중돼 있어 공급망 불안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이 중심이 되는 리튬 정제·공급 체계 구축은 정책금융기관 등 공공 자금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차전지 시장의 침체기를 뜻하는 ‘캐즘’을 지나 회복세 조짐이 나타나면서, 한동안 투자를 망설였던 재무적 투자자(FI)들도 다시 참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