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배춧값 벌써 불안…김치 회사들은 이미 움직였다 [프라이스&]

입력 2025-06-27 05:55
수정 2025-06-27 16:10

여름 배춧값은 올해도 불안해질 가능성이 크다. 원인은 여러 가지다.

여름 배추의 주요 산지는 강원도 평창·태백 등의 해발 600m 이상 고랭지다. 이들 재배 지역이 상당히 한정적인 데다가 연작 피해까지 겹치면서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다. 같은 땅에 계속해서 배추를 기르면 토양 피로가 누적되고, 병충해 발생 가능성이 커지면서 작황이 나빠진다.



기후변화도 감안해야 한다. 배추는 영상 18~20도에서 잘 자라는 작물인데 온난화 영향으로 강원도 고랭지의 여름 기온이 20도 중반까지 높아지는 날이 잦아졌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여름 배추 가격의 고공행진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생산량과 가격 진폭이 커진 것도 여름 배추가격 상승 압력을 높인다. 가격이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농가에서 섣불리 생산을 늘리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올해 겨울 배추(1~4월)는 전남 해남군과 진도군 등의 주요 산지가 기후 피해를 입어 오름세를 탔다.

월동 배추라고도 불리는 겨울 배추는 전년 9월부터 정식(모종을 본밭에 옮겨 심음)한 배추를 이듬해 1~3월에 출하한다. 지난해 정식 시기였던 9월은 역대급 따뜻한 추석이라 불릴 정도로 고온의 이상 기후가 나타나 시작부터 생육에 어려움을 겪었다.

기후 피해로 겨울 배추 출하시기의 배추가격이 전년 대비 급등하자 충청도와 경북 지역의 봄 배추 재배가 늘었고, 하우스 배추 출하량까지 증가하면서 가격은 약세로 돌아섰다.



서울시농수산공사에 따르면 상품 기준 도매 배추 시세는 지난 1월 kg당 1438원으로 1년 전(618원)의 2배를 넘어섰다. 배추값은 4월이되자 급반전했다. 작년(1466원)보다 30% 떨어진 1030원에 거래되면서다. 5월에는 급기야 전년 동기 대비 40% 하락한 592원이었다.



여름 배추 파종과 재배시기에 배추(봄배추) 시세가 낮아지고, 재배를 위한 기후 불확실성이 증가되는 상황에서 여름 배추 재배에 나서는 농가가 감소했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7월부터 9월 사이에 출하될 여름 배추 재배 면적이 전년보다 9%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배 면적 감소는 이미 시장에 조금씩 반영되고 있다. 전년 대비 크게 떨어졌던 배추 도매 시세는 6월부터 1kg당 700원 수준으로 전년(687원) 보다 소폭 높은 시세를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매년 여름 배추 가격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자, 김치를 만드는 공장에서는 봄배추 저장을 늘리는 등의 조치를 하고 있다.

김남우 신세계푸드 바이어(김치·배추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