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특조위 방해'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 무죄 확정

입력 2025-06-26 14:41
수정 2025-06-26 14:53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박근혜 정부 고위 인사 8명이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특조위의 활동 권한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가 보호하는 ‘구체적 권리’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 안종범·현기환·현정택·정진철 전 청와대 수석, 김영석 전 해양수산부 장관, 윤학배 전 해수부 차관,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조대환 전 특조위 부위원장은 항소심에서 무죄가 확정된 바 있다.

이들은 2015년 세월호 특조위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시 행적에 대한 진상조사를 의결하려 하자 진상규명국장 임용과 공무원 파견을 중단시키고 특조위 활동 기간 연장 논의를 무산시키는 등의 방식으로 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2020년 5월 불구속기소됐다. 검찰은 이들이 직권을 남용해 특조위의 정당한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실무 공무원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했다고 봤다.

1심과 2심은 특조위 권한이 형법상 보호되는 구체적 권리로 보기 어렵고, 직권남용 고의나 공모 관계도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외부 위원들로 구성된 심의위원회의 심의 절차를 걸쳐 상고를 제기했으나 대법원 판단도 다르지 않았다. 재판부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 및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검찰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 사건은 검찰이 2020년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을 꾸려 기소한 사안으로, 대법원까지 이어진 끝에 무죄로 종결됐다. 이와 별개로 서울동부지검은 2018년 이병기 전 실장을 포함해 안종범·조윤선 전 수석, 김영석 전 장관, 윤학배 전 차관 등 5명을 해수부 등 관계 부처에 특조위 관련 대응 문건 작성을 지시한 혐의로 기소했다. 해당 사건은 파기환송심과 재상고를 거쳐, 해수부 공무원들에게 특조위 동향 파악을 지시한 혐의가 인정된 윤학배 전 차관의 일부 유죄를 제외하고 나머지 피고인 전원 무죄로 확정됐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