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사진)이 과거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 농업 4법을 ‘농망법’(농업을 망치는 법)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 25일 사과했다. 윤석열 정부 때 임명된 송 장관은 당시 농업 4법을 강하게 반대했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유임한 이후엔 이 법의 취지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송 장관은 또 “(농업 4법을) 희망법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이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농업 4법을 농망법이라고 표현한 것은) 부작용을 낼 수 있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재고하자는 취지의 절실한 표현이었다”며 “절실함이 거친 표현으로 된 데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농업 4법의 취지에 동의하지 않은 적이 없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송 장관은 “우리 농업·농촌의 지속 가능성, 국민 입장에서 가장 좋은 대안을 찾아보자는 게 일관된 기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송 장관은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이 “농망법이 희망법으로 바뀌나”라고 질의하자 “희망법으로 만들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전종덕 진보당 의원은 이날 다시 송 장관에게 사퇴를 요구했다. 송 장관은 이에 대해 “마지막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지난해 남는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는 내용이 담긴 양곡법 개정안과 농산물 최저 가격 보장제 도입 등이 포함된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 안정에 관한 법률 등에 반대했다. 윤석열 당시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 행사를 건의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은 “이제 장관까지 거부권을 운운한다”며 송 장관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송 장관을 유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여당인 민주당 의원들은 송 장관이 직접 나서서 돌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병주 최고위원은 “송 장관이 이재명 정부의 운영, 국정 철학과 맞기 때문에 이런 것은 국민 눈높이에 맞게 하겠다고 충분히 잘 설명해서 돌파해야 한다”며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정확한 견해와 설명을 해 국민들의 이해를 구하고, 반대하는 분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