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5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를 향해 “정치를 하고 있다”며 날을 세웠다. 여당 지도부가 한은 총재를 공개 비판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한은 총재가 국내 은행권 수장과 가계대출 관리와 실물 경제 지원을 떠들썩하게 논의해 보도가 많이 됐다”며 “할 얘기가 있으면 대통령 면담을 신청하든지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조용히 의사를 전달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가 지난 23일 은행장을 만나 안정적 가계부채 관리를 주문했는데 이를 비판한 것이다. 이 최고위원은 “정권이 교체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경제부총리 등 경제수장이 공석”이라며 “대통령실도 인수인계가 제대로 되지 않아 굉장히 어려운데 이런 상황에서 정치를 하고 계신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예전부터 오지랖으로 유명했다”며 “교육 입시 관련 보고서를 낸 적도 있고, 올해 1월에는 최상목 전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 재판관 임명에 ‘불가피한 결정으로 본다’는 논평까지 한 바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처럼 정권 교체기, 대외 변수와 정세가 불안정해서 물가가 영향을 받을 수 있을 때는 발언에 신중해야 한다”며 “자숙하고 본래의 역할에 충실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