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MSCI 선진국 또 불발…외환시장 개방 로드맵 준비할 때

입력 2025-06-25 17:39
수정 2025-06-26 06:43
한국 증시가 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또다시 실패했다는 소식이다. 지수 편입 후보군인 ‘관찰대상국’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MSCI는 전 세계 증시를 선진과 신흥, 프런티어 시장 등으로 구분한다. 한국은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브라질 등과 함께 신흥시장에 머물러 있다. MSCI가 1인당 국민소득 상위 25% 국가를 선진국으로 분류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처사다.

이 문제가 중요한 이유는 선진국지수를 추종하는 금융상품 규모가 15조달러(약 2경400조원)에 달해서다. 지수 편입으로 한국에 유입될 것으로 기대되는 자금만 수십조원에 달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줄어드는 간접적인 효과까지 고려하면 코스피지수가 최대 4035까지 오를 것(한국경제연구원)이란 분석도 있다.

한국은 2008년부터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역외 외환시장이 없어 시장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정부는 외환시장 모니터링이 어려워지고, 환투기가 만연할 수 있다는 이유로 역외 시장을 허용하지 않았다. 환투기 세력의 공격으로 국가 경제가 흔들린 외환위기 때의 경험이 시장 규제로 이어진 것이다. 그나마 지난해 하반기부터 거래 시간이 새벽 2시까지 연장됐지만, 이것만으론 부족하다는 게 MSCI의 지적이다. 툭하면 이뤄지는 정부의 공매도 금지 조치도 지수 편입을 어렵게 한 요인이다. 최근에도 2023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17개월간 공매도가 금지됐다.

선진국지수 편입은 규제 대상으로만 여기는 금융시장을 어디까지 개방할 수 있는지와 맞닿은 문제다. 한국의 경제 체력은 최근 몇 년 사이 몰라보게 강해졌다. 특히 외환시장이 그렇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도 원화 가치는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이젠 한국도 선진국 수준의 외환시장 개방을 검토할 때가 됐다. 당장 시장을 여는 게 부담스럽다면 전제 조건을 단 중장기 로드맵이라도 만들어 놓을 필요가 있다. ‘코스피 5000’이 목표라면 언젠가는 가야 할 길이다.